친구와 벌통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5-05-18 11:50 조회45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친구와 벌통 이야기
하늘에서 내려오는 밝고 따스한 햇살은 온 누리를 부드럽게 감싸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은 지금까지 쓸쓸하게 비어있던
시골 들녘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새봄과 함께 예쁘게 자라난 쑥과 달래, 냉이, 씀바귀를 캐야 할 봄 처녀는 보이지 않고
할머니 두 분이 쑥을 캐어 조그만 바구니에 담고 있는데 어디선가 하얀 나비 한 마리, 날개를 팔랑거리며 날아오더니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시 멀리 날아가 버렸다. 오늘은 일행들과 함께 무등산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골의 한적한 도로를 지나는데 길 양쪽으로 하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오가는 길손을 반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배께서 “어야! 차 좀 잠깐 세워봐! 우리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이렇게 이쁘고 좋은 곳을 그냥 지나치면
꽃들이 얼마나 욕을 하겠는가?” 하여 차를 세우고 인증샷을 촬영하면서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수많은 꿀벌이 계속 ‘부~우~웅!’ 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야! 오늘은 꿀벌들 무슨 모임 있는 날인가? 왜 이렇게
시끄럽게 붕! 붕! 거리지?” “벌들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어요?” “좋아하는 이유가 꿀이나 딸라고 그러것제.
안 그라문 뭣 때문에 좋아하겠는가?”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 꽃에서 꿀을 따면 어떻게 그냥 따겠어요? 미안하니까
‘부~우!웅’ 소리도 내면서 따겠지요.” “그런가? 자네는 꿈보다 해몽이 좋아! 허! 허! 허!”하자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친구가 “나는 엊그제 잘했으면 거대한 양봉가(養蜂家)가 될 뻔했는데 기회를 놓쳐 버렸네.” 하였다. “아니 왜 기회를 놓쳤는데?” “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하면서 며칠 전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지난주 토요일인가 아침에 밖에 나가려고
현관에서 대문 쪽으로 걸어가는데 대문 바로 옆에 커다란 혹 같은 게 매달려 있는데 무엇이 자꾸 움직이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가만히 다가서서 보니 어디서 한 무리의 벌들이 우리집까지 날아와 하필 대문 옆에 매달려 있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래서 우선 벌을 맞아들일 통이 있는가? 찾아보았더니 아무것도 없어서 우리 마을에 살고 있는 후배를 불렀어,”
“그러면 바로 달려왔던가?” “지가 대장이 부르면 바로 와야지 안 오면 된단가? 그래서 후배에게 벌을 보여주며
‘저걸 어떻게 하면 좋겠냐?’ 물었더니 찬찬히 쳐다보더니 ‘형님! 저도 벌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든요. 그러니 일단
내가 잘 아는 양봉하는 형님에게 찾아가 상의를 해 보고 벌통을 구입해서 벌을 받으라면 그렇게 할게요.’ 하더라고 그래서
‘하여튼 네가 잘 알아서 해 놔라!’하고 시내에 나와서 일을 보고 집에 돌아갔는데 벌이 안 보여! 그래서 후배에게
‘너 벌 어떻게 했냐?’ 물었더니 ‘벌은 한 통을 키우려면 일만 많고 힘이 많이 드니 그냥 나에게 주라!’해서 양봉업자에게
줘버렸다고 하더라고.” “아니 ‘양봉업자에게 문의해서 벌통을 구입하여 키우게 한다!’더니 그 말은 헛소리가 된 셈이네.”
“그래서 양봉업자에게 내가 직접 전화를 해 봤거든.” “그래서 무어라고 하던가?” “그게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하자면
사람이 살아가면 혼자 살거나, 여러 명이 살거나, 냉장고, 텔레비전, 가스렌지, 등 가전제품이 모두 다 필요하듯이
벌을 한 통을 키우든 여러 통을 키우든 기생충이나 말벌 같은 해충이 달려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함은 물론이고 꿀을 딸 때도
모든 장비가 다 필요합니다. 그런데 벌 한 통 키우기 위해서 그런 걸 구입하느니 차라리 꿀을 사서 드시는 것이
더 편하고 좋지 않을까요?’ 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