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회

정우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문인 광장

조상님과 산소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01-20 13:21 조회95회 댓글0건

본문

조상님과 산소 이야기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마치고 선배와 함께 내려오는데 “동생! 오늘 바쁜 일 없으면 저쪽 길로 한번 가볼까?” 선배님 말씀에

“그렇게 하시게요!”하고 평소에 다니던 길을 지나 옆길로 돌아서서 걷는데 얼마쯤 걸었을까? 양지쪽 언덕 위에

 

잡초가 무성히 자라난 무덤 하나가 보였다. “형님! 저쪽 산소에는 벌초를 하지 않아 그런지 풀이 많이 자랐네요.”

“저 무덤은 옛날부터 주인이 없었는지 통 벌초를 하지 않았는데 몇 년 전 이쪽 무덤 주인이 자기 조상님 산소를 벌초하면서

 

‘이웃 무덤이 저렇게 방치되어 있으니 보기 싫다!’며 해 주었는데 작년에 이장하면서부터 그 사람이 오지 않으니까

저렇게 되더라고.” “그러면 이장해 가신 분 조상님의 유골은 명당(明堂)자리에 잘 모셨을까요?”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대부분 그렇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그런데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조상님 산소를 이장할까요?”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조상님 산소를 한곳에 모시면 벌초를 하거나 또 성묘 그리고 제사를 모실 때

 

편리하지 않겠는가? 옛날 내가 젊었을 때 명절이 가까워지면 사촌 형과 함께 낫 두 자루와 물 그리고 도시락을 싸서 지게에

짊어지고 거의 하루를 벌초하러 돌아다닌 적이 있었거든.” “그때는 왜 그랬을까요?”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풀을 자르는

 

예초기도 없었을뿐더러 벌초를 대행해 주는 곳도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가족이나 친지들이 조를 짜서 1조는 여기 2조는 저기 하는

식으로 하였는데 지금처럼 승용차가 있던 시절도 아니어서 일일이 걸어 다녀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또 정 바빠서 못하였다면 성묘하는 날 당일에 하기도 했거든.” “그래서 옛날에 벌초하러 이른 새벽에 출발하면 거의

하루가 걸렸다는 이야기가 과장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요. 그런데 또 누구는‘조상님 산소를 이장하면 큰 부자가 된다!

 

또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해서 계획적으로 명당을 찾아 이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사람도 있지

왜 없겠는가? 내가 아는 4선(選) 국회의원은 국내 유명 정치가가 부모님 산소를 이장하고 대통령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 안에서 그렇게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여나!’하고 부모님 산소를 이장하였는데 대통령은 커녕 국회의원에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어!

그런 것을 보면 명당자리를 너무 신뢰해도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 “그런데 어떤 사람은 벌초하기가 싫다며

 

조상님 유골을 태워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 이름을 대면 자네도 잘 아실 것 같아 말을 안겠는데 재작년인가?

느닷없이‘부모님 산소 이장을 해야겠다!’ 며 여동생을 불렀다고 그러데! 그래서 ‘이것이 무슨 일인가?’하고

 

 

여동생이 부랴부랴 산소에 가 봤는데 벌써 산소가 파헤쳐져 있고 오빠가 무슨 뼈를 토치램프로 태우고 있더라는 거야!”

“무슨 뼈를 태우고 있었을까요?” “산속에서 토치램프로 태울 뼈가 어디 있겠는가? 부모님 유골밖에 더 있겠는가?

 

그래서 오빠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 따졌더니 ‘해마다 벌초하기가 너무 힘들어 태우고 있다!’라는 거야!” “벌초하기 힘들면

그걸 해 주는 업체에 맡겨서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땅속에 고이 잠들어 계신 조상님의 유골을 꺼내 꼭 태워야 했을까요?”

 

“내 생각에는 정 그렇게 벌초가 하기 싫으면 그대로 그냥 산소를 방치해버리면 오랜 세월이 흐르면 다 자연으로 돌아가거든,

그러니 우리도 ‘벌초하기 싫다!’며 억지로 산소를 어떻게 하려 하지 말고 자연 그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4735a36b6c0a497d53bd4726298e9b0e_1705724440_9.jp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