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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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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12-03 14:47 조회1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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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는 즐거움

 

오늘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시간에 늦지 않게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서 오시게!”하며

먼저 온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동안 잘들 지내셨는가? 몸도 건강하시고?” “나는 아직 아픈데 없이

 

 

잘 걸어 다니고 있으니 건강한 것 같아! 그나저나 우리 나이에는 아픈 데가 없어야되니 늘 건강관리 잘하도록 하세!”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려는데 친구 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더니 신호가 가고 잠시 후 “어이! 날세!

 

 

그란디 오늘이 곗날이었제? 내가 조금 전까지도 기억을 하고 있었는디 일을 좀 하다본께 깜박 잊어버렸단 마시! 그란디 으짜까?

지금 그쪽으로 가도 괜찮것는가?” “그러면 광주서 여기로 온다는 말인가?” “아니 요즘 내가 장흥 장평면에 조그만 집을 하나

 

 

마련했거든, 그래서 오늘도 시골 일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 어찌되었든 내가 빨리 그쪽으로 감세!”하며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늦어서 미안하시!”하며 친구가 빙그레 웃는 얼굴로 식당으로 들어왔다. “어서 오시게!

 

 

그런데 시골에 조그만 집을 장만했다는 건 무슨 말인가?” “자네들도 알다시피 내가 직장에서 퇴직한지 벌써 8년이 넘었지 않은가?

그런데 도시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도저히 내 적성에 맞지 않아 시골로 내려가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거든.” “그러면 퇴직 후

 

 

다른 일은 안 해 보았던가?” “여기저기서 오라는 데는 있는데 지금까지 돈을 벌려고 몇 십 년을 고생했는데 정년 후에

또 돈을 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그건 잘못된 것 같더라고. 그래서 나는 정년퇴직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편히 살겠다!

 

 

생각했는데 나이 먹은 사람이 도시에서 할 일 없이 하루를 지낸다는 것은 보통 힘 드는 일이 아닌 것 같더라고. 그래서 여기저기

시골집을 알아보았는데 마침 장평면에 대지가 한 3백 평쯤 되는 집이 있어 지난봄부터 조그만 텃밭을 가꾸면서 지내다보니

 

 

정말 좋더라고.” “그러면 텃밭에는 무엇을 심었던가?” “지난 봄에 고추를 70주 정도 심었거든.” “그러면 약(藥) 같은 건

어떻게 알아서 쳤던가?” “우리 옆집에 영감님이 사시는데 농사에 관해서는 아주 전문가시더라고. 그래서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

 

 

잘 가르쳐주시거든.” “그러면 고추는 얼마나 땃던가?” “70주에 열다섯근 정도 땃는데 그때까지도 약을 한 번도 치지 않었거든,

그런데 지난 번 비가 온 뒤로 영감님께서 ‘고추밭에 탄저병 약을 한 번 쳐야될 것 같네!’하셔서 약을 쳤는데 그뒤로 얼마되지 않아

 

 

병이 와 버렸더라고. 참! 정말 허망하게 고추 농사는 끝나버렸어!” “그러면 다른 작물은 안 심었던가?” “지난번에 김장배추를 심었는데

나는 그걸 10월 중순쯤 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러면 어떻게 알아서 심었던가?” “옆집 영감님이 심심하니까

 

 

자꾸 우리 집으로 놀러 오시거든, 그러니까 ‘배추를 심을 때는 퇴비를 얼마나 넣고 비료는 많이 넣으면 뿌리가 썩을 수 있으니

조금만 넣고 며칠이 지난 후 배추 포기 중간에 모종삽으로 구멍을 낸 다음 비료를 한 주먹씩 넣으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시킨대로 해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그러면 마른 고추는 한 근에 얼마씩이나 받든가?” “건 고추는 한근에 1만 7천 원이고

가루로 빻은 것은 한 근에 1만 9천 원씩 달라고 하는데 나는 그래도 열다섯 근을 수확했으니 우리 가족 먹기에는 충분한 것 같거든.”

 

 

“그러면 자네는 야채는 안 사 먹어도 되겠네!” “그런데 아직 그것까지는 알 수 없지만 차근차근 적응하면 즐거운 시골 생활은 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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