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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째 숟구락을 들다 말어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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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11-25 15:52 조회1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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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째 숟구락을 들다 말어부요?”

 

“내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겠습니다.”라는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 아침부터 하늘에 흰 구름이 가득하더니 하루 종일

선풍기를 틀지 않아도 시원함이 가득한 것처럼 느껴져 ‘엊그제 하얀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였는데 절기(節氣)는 속일 수가 없구나!

 

‘이제는 여름이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고 떠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점심시간에 일행들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옆의 후배가 “오늘은 날씨가 무더워서 그런지 다른 때보다 모기들이 더 설치고 야단이네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내가 몸이 많이 약해진 것 같은데 이상하게 모기들이 나만 공격하는 것 같거든요. 아이고! 약해진 내 몸! 어디 뜯어

먹을 게 있다고 이렇게 허약한 나에게 덤벼드는지!” 농담을 건네며 식사를 마쳤는지 숟가락을 놓자 맞은 편에 앉아 식사를 하던

 

선배께서 “아니 자네 요즘 몸도 약하다면서 왜 밥을 남겼는가? 두 숟가락도 안 되는 양이니 어서 먹어 버리게! 그래야 힘을 내서

모기들과 싸울 것 아닌가?” “형님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밥 한술 더 먹는다고 해도 그렇게 살이 찌는 것도 아니고

 

또 덜 먹는다고 해서 몸이 빠지는 것은 아니니 저는 그냥 덜 먹기로 하겠습니다.” “에이! 저 아까운 것을 남겨놓다니

내가 나이 한 살만 덜 먹었어도 저걸 모조리 긁어다 먹을 텐데 아깝다!” “형님! 아무리 남은 밥이 아까워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는데 어떻게 남은 것을 다 먹는 답니까?” “그건 농담이고! 지금은 이렇게 밥을 별로 먹지 않은데 옛날에는

왜 그렇게 많이 먹었는지 모르겠어!” “지금은 모르겠지만 옛날에 제가 직장에 근무할 때 젊은 직원들은‘아침 식사를 거르고

 

출근한다!’ 고 하더라고요.” “왜 그랬을까? 여직원들 같으면 다이어트 같은 목적이라도 있으니 밥을 굶는다고 하지만

남자 직원들은 아침 밥을 굶으면 힘이 없었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요! 그런데 그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출근하면 몸이 가볍고 몸 상태가 좋은데, 식사를 하고 출근하면 이상하게 속이 더부룩해서 근무하기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습관이 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어디서 힘이 나겠는가? 그래도 밥을 먹어야 힘이 나서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는 거지 안 그런가?” “그러니까요! 옛날 그러니까 한 50년 전 제가 저의 외갓집을 가서 점심을 먹는데

형수님께서 요즘 말로 ‘따따블’이라는 그러니까 밥그릇 위로 수북하게 올라가는 고봉밥을 내놓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많이 먹는다고 먹고 밥숟가락을 놓았는데 형수님께서 ‘으째 시아제는 숟구락을 들다 말어 부렇소?’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저의 외갓집에는 일하시는 분 그러니까 ‘머슴’이라고 하지요? 그분 드시는 것을 보니 따따블 고봉밥을 다 드시고

 

또 전라도 말로 ‘새껏’이라고 하는 간식으로 고구마를 한 양푼 싸 .0가지고 ‘일하러 간다!’며 논으로 가시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 시골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밥 이외에는 다른 음식이 거의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일은 힘들고 그러니까 자연히 배도 많이 고플 것이고 그래서 밥이라도 그렇게 최대한 많이 드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시절에는 쌀값도 굉장히 비싸서 한 달 봉급 받아 80kg 쌀 한 가마 사고 나면 돈 쓸 것이 없어!

 

그러니 살기도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거든.” “그 시절에는 누구나 다 힘들었지 안든 사람이 있겠어요? 그래도 옛날에는

그렇게 비싸던 쌀값이 지금은 안정이 되니까 별 부담 없이 구입해서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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