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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갖다 바쳐야 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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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9-09 14:52 조회2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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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갖다 바쳐야 할 돈

 

 

“내일은 오전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동시에 장마가 시작되겠으며 많은 곳은 300mm도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피해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예보가 있었지만 아침까지도 비는 내리지 않고 짙은 먹구름만 가득하더니 점심때가 넘어서자

 

한 방울 두 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더니 어느새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퍼붓기 시작하면서 장마가 시작되는 듯 보였다.

머리를 자르려고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자에 약봉지를 내려놓자 주인께서 “자네 무슨 약 먹는가?” 물었다.

 

“어제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갑자기 왼쪽 허리에 무엇이 ‘따끔!' 하면서 안 좋은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약 좀 지어오느라고요.” “그러면 지금은 괜찬한가?” “주사를 맞았는데 당연히 안 아파야지, 아프면 되겠습니까?”

 

“그런데 봉지에 무엇이 가득 들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전부 다 동생이 먹을 약인가?” “아니요! 요즘 장마철이라 그런지 갑자기

바퀴벌레들이 많이 돌아다니더라고요. 그래서 뿌리는 바퀴 약하고, 또 화단에 있는 나무 이파리에 거미들이 자꾸 줄을 치는데

 

걷어 내면 치고, 걷어 내면 또 치는 바람에 귀찮아서 거미줄에 뿌릴 수성 파리약, 그리고 내가 먹을 약 3일 분까지 담아놓으니

비닐봉지 가득하네요.” “그럼 다른 곳이 아파 먹는 약은 없는가?” “왜 없겠어요? 제가 심장이 좋지 않아 스텐트 시술을 받았는데

 

그에 따른 약을 먹고 있거든요.” “그 외에 다른 곳이 아파 먹는 약은 없고?” “오늘 지은 허리 아픈 데 먹는 약 말고는 없어요!”

“그러면 제수씨는 어떤가? 혹시 다리 아프다거나 허리 아픈 데는 없다고 하던가?” “왜 없겠어요? 어떤 때는 상당히 많이

 

아픈 것 같은데 제가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형수님은 어떠세요?

혹시 아픈 곳은 없으신가요?” “으째 읍것는가? 여자들은 나이가 많으면 벼라별 병이 다 찾아오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병이 다리 아픈 병 같드라고, 그란디 자네도 알다시피 몇 년 전에는 콩팥에 생긴 물혹 때문에 그것 수술 받니라고

고생을 많이 했단 마시!” “그러셨지요.” “그 뒤로도 다리 아프단 소리, 또 물팍 아프단 소리, 그라고 허리 아프단 소리를 항상

 

달고 살았는데 어느 날부터 아프단 소리를 점점 안하는 것 같드니 요즘은 전혀 안하드란 마시.” “정말요? 그러면 병이 다

 

나으셨단 말씀이세요?” “날마다 아픈 병이 우추고 갑자기 다 나서지것는가? ” “그러면 왜 아프단 소리를 안 하셨을까요?”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집이 3층 아닌가? 그라다보니 날마다 조나 궂으나 3층을 올라 댕겨야 안 쓰것는가?” “그건 그렇지요.”

 

“그란디 첨에는 올라댕김서 날마다 죽것니 살것니 난리였거든, 그란디 어찌되었든 기어서라도 올라댕기다 본께 다리에 힘이 생겼는지

으쨌는지 알 수 읍제만 요즘은 다리 아프단 말은 안 하드란 마시.” “그러면 형님 말씀대로 형수님 다리가 튼튼해졌을까요?”

 

“글쎄 그런 것 같기도 한 것이 우리 집사람 친구들이 놀러오문 3층까지 못 올라가고 아래층에서 ‘누구야! 누구야!’불러!

그란디 우리 집사람은 암말도 안하고 그냥 올라댕긴 것을 보문 날마다 올라 댕긴께 다리가 짱짱해진 것도 같거든.”

 

“하긴 날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3층을 오르내리셨으니 다리가 좋아지실만도 하네요.” “사람이 살면서 절멋을 때는 쓸 것도

안 쓰고 부지런히 벌어 모타갖고 나중에 나이 묵으문 전부다 병원에 갖다 바친다 고 누가 글드만! 그랑께 부지런히

 

운동이라도 해 갖고 안 아프고 살아 쓰꺼인디 그거이 맘대로 안된께 그거이 탈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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