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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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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9-02 13:40 조회2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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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이야기

 

“오늘부터 초여름 날씨가 시작되겠다!”라는 기상청의 예보 때문인지 멀리 보이는 산에는 어제보다 더욱 푸르름이 가득하고

시골 들녘의 논에는 지난번 부지런한 농부들이 심어놓은 모들이 어느새 쑥쑥 자라나 지나가는 바람에 한들거리며 이제부터

 

시작될 여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천천히 내려오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 “형님! 갑자기 안개가 피어오르니 기분이 조금 이상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오늘은 비도 내리지

 

않았는데도 왜 이렇게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을까?” “그러게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무엇이 그랬는데?”

“두어 달 전 기남씨 형님께서 이 근방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쫙 피어오르더라네요.” “온몸에 소름이? 왜 그랬을까?”

 

“그러니까요. 그 형님께서는 옛날 경찰관 출신이라 웬만히 해서 공포를 느끼실 분이 아닌데 이번에는 그게 잘 안되었나 보더라고요.

그러면서‘이 근처에 산짐승이 있어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여기는 산짐승이 있을 만한 장소는 못 되는데 그러네.”

 

“그러게요.” “그런데 몇 년 전 아주머니 한 분이 ‘이상한 걸 보았다!’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동안 사람들이 여기 오기를

꺼린 적도 있었거든.” “이상한 것이라면 무엇을 보았는데요?” “그 아주머니께서 정상 쪽으로 올라가려다

 

아래쪽 운동기구가 있지 않은가? 거기서 잠시 운동을 하려고 멈춰 섰는데 갑자기 하얀 옷 입은 사람이‘획!’지나가더니

금새 사라졌다고 하더라고!” “그러면 지나갔던 사람이 남자였을까요? 여자였을까요?” “이 사람아! 갑자기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는 바람에 겁이 나는데 그 순간 자네 같으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확인하고 있겠는가?”“그렇기는 한데

그것 좀 물어보았다고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 “아니 내가 화를 내는 것이 아니고 자네가 너무 엉뚱한 소리를 하니까 그렇지!”

 

“그런가요? 그런데 그때 보았던 하얀 옷 입은 사람은 정말 귀신이 분명할까요?” “글쎄 내가 그 자리에 없었으니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헛것을 본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지금은 아니지만

 

옛날에는 귀신과 도깨비가 참 많았거든. 그런데 종류도 많아 장대, 달걀, 채알(차일) 귀신 등이 있는데!” “그러면 장대 귀신은

어떻게 생겼는데요?” “그 귀신은 내려다보면 키가 아주 작아지는데 올려다보면 마치 장대처럼 커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고,

 

달걀귀신은 ‘둥그렇고 예쁘게 생겨 사람을 유혹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그러데, 또 채알귀신은 마치 채알처럼 생긴

그물로 사람을 덮어 씌워 잡아간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그러는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옛날 우리 옆집 아저씨가 어느 날

 

읍내에서 술을 거나하게 드시고 돼지고기를 한 근을 사 가지고 오는데 키는 크고 시커멓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사람이 다가오더니

‘돼지고기를 내 놔라!’했다 그러데!” “그래서 순순히 드렸다던가요?” “그런데 그 아저씨도 한가락하던 분인데 쉽게

 

내 주실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씨름을 했다는데 ‘도깨비는 왼발만 걸면 이긴다!’고 해서 아무리 왼발을 걸어 이겨도

다시 덤비고 다시 덤비는 바람에 나중에 정신을 잃었는데 아침에 깨어보니 시궁창에 쳐 박혀 있었다고 그러데!”

“그러면 결론적으로 도깨비에게 졌다는 이야기네요.” “그런데 도깨비에게 이겼는지 졌는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도깨비가

‘고기를 달라!’면 그냥 줘버렸으면 그렇게 고생을 안 했을 것 아닌가? 그런데 그게 아까워 밤새 씨름을 했다니 조금 안타까운 이야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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