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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자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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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8-19 15:11 조회2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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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자랑하는 방법

 

어디선가 날아온 하얀 나비 한 마리 날개를 팔랑거리며 붉은 철쭉꽃 사이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저만치 멀리 날아가며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더니, 어느새 찾아온 계절의 여왕 5월은 우리에게 즐거움, 아름다움, 신비로움, 설레임, 화사함을 선물할 것 같아

 

왠지 모를 기대감으로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머리를 자르려고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인께서

“어서와!”하며 반긴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나는 항상 잘 있는 사람이여! 그란디 자네는 으짠가?

 

몸은 건강하시고 지금도 산에는 잘 다니고 있는가?”하며 머리를 자르기 시작하였다. “저도 잘 지내고 있는 편이고

산에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다니고 있어요.” “그래! 그 정도로만 다녀도 건강에는 이상 없을 거 아닌가? 그러면 되었지.

 

그런데 자네 혹시 남동생 있는가?” “있는데 그건 왜 물으세요?” “아니 지난번에 어떤 모르는 사람이 우리 집에 이발을 하러왔어!

그래서‘고향이 으디냐?’고 물었드니 자네 동생이람서 아는 척을 한디, 나는 만날 모르것드란 마시 그란디 자네 동생도 어릴 때부터

 

여그서 살았는가?” “제 동생이니 당연히 여기서 살았지 어디서 살았겠어요? 그리고 어릴 때는 형님 아버님께서 운영하는 곳으로

이발을 하러 다녔으니 그때 형님 얼굴도 보았겠지요.” “그래서 나를 안다고 그랬는 갑구만. 그란디 지금은 으디서 산단가?

 

동생 말로는 경상도 으디서 산다 글든디.” “지금은 경남 창원에서 살고 있는데 직장에서 정년퇴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퇴직을 하고보니 적당히 할 일도 없고 그래서 동생 처갓집이 여기 회천면 천포 쪽에 있는데 그쪽에 주말농장을

 

마련해 놓고 시간 있을 때면 한 번씩 와서 들러보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주말농장이면 감자나 쪽파 같은 것도 많이

심고 그란당가?” “농사를 지으면 얼마나 짓겠어요? 조그만 텃밭에 배추나 무 같은 야채를 심어놓고 시간 나면 한 번씩 찾아와

 

거름도 넣어주고 물도 뿌려주는 정도겠지 무슨 큰 농사야 짓겠어요?” “하긴 그러기는 하겠네!”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이발소 문이 활짝 열리면서 선배 한 분이 웃으면서 들어오더니 “어이~ 오랜만일세!”하고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요즘 통 형님 얼굴을 볼 수가 없더니 오늘 여기서 만나네요.” “그랑께 말이여! 내가 요새 별로 할 일도 읍음서 바쁘드란 마시!

그란디 혹시 자네 애기들은 가수(歌手) 남진이나 이미자 리싸이틀 한다고 표 안 끈어다 주든가?” “글쎄요! 저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형님은 누가 끊어다 주던가요?” “아니 엊그저께 서울 사는 우리 큰애가 예고도 읍시 집이를 왔으란마시.

그래서 ‘전화도 안하고 먼일이냐?’그랬드니 ‘아부지하고 엄니 두 양반 광주(光州)서 가수(歌手) 남진 리사이틀한께

 

댕겨 오시라고 표 끊어갖고 왔어라!’글드란 마시 그란디 날마다 가게를 보고 있는 사람이 그걸 비워노코 댕겨오기가 영 글드라고.”

“그래도 남진 리싸이틀이라면 아무데서나 자주 하는 공연도 아닌데 아무리 바빠도 다녀오시지 그러셨어요?”

 

“그랑께 댕겨 오기는 했는디 가본께 별것도 읍드란마시.” “그러면 전혀 재미가 없던가요?” “아니 재미가 있는지 읍는지는

몰라도 내가 평소에 남진이를 별로 안 조아한께 그냥 그라드란 마시.” “그러면 형수님은 어떻다고 하시던가요?”

 

“우리 집사람이야 좋아했것제! 그랑께 박수도 치고 소리도 지르고 그라제 안 조아하문 그라것는가?”하더니 “이발하고 가소!

나 갈라네!”하고 이발소 문을 열고 나가자 주인께서 입을 씰룩거리며“참! 자식 자랑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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