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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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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7-29 14:13 조회2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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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건강

 

4월이 시작되면서 하늘에서 내리는 밝은 햇살을 타고 꽃의 요정이 내려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빨리 꽃을 피우라!’속삭였는지

빨간 진달래, 하얀 목련, 노란 수선화와 개나리가 아름답게 피어나자 시샘이라도 하듯, 이름을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꽃들도

 

지천으로 피어나 부지런한 꿀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광주(光州) 가는 버스승차권을 구입하려고 정류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잘 아는 선배께서 깜짝 놀란 얼굴로 “아니 동생 으째 그라고 귀한가? 그동안 잘 지내셨는가?”하고 반기신다.

 

“귀한 사람은 제가 아니고 형님 아닐까요? 저는 퇴직하고 매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통 안보이시던데요.” “그럴 리가 있는가?

나도 많이 돌아다니는 사람인데! 그런데 자네 혹시 지금도 술은 마시는가?” “술 담배는 진작 끊었어요.” “그랬어! 그러니까

 

자네 만나기 힘들지 그래도 동생이 술이라도 할 때는 식당에서 같이 한잔씩 나누지 않았던가?” “그땐 그랬지요. 그런데

제가 직장에서 퇴직하기 전 몸이 안 좋아 그걸 모두 끊었거든요.” “왜 어디가 안 좋아서 끊었던가?” “저희들은 일 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때 마다 간장(肝臟)이 안 좋니, 혈압이 어쩌니, 당뇨수치가 어쩌니 해서 재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러면 재검을 받았던가?” “받으라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런데 그걸 받으면 구체적으로

 

‘어디가 안 좋으니 어떻게 조심하라!’는 것은 없고‘주의할 것!’같은 결과를 받으니 별로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자꾸 재검이 나오는데 차라리 술과 담배를 끊어 버릴까? 그러면 간장이 나쁘니

 

혈압이 높으니 소리도 없을 것 같고 또 무엇보다 기분 나쁜 재검(再檢)받으라는 소리도 없을 것 아닌가?’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끊었던가?” “그런데 매일 술 담배를 가까이 하고 살던 사람이 갑자기 그걸 모두 다 끊는 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그리고 ‘이걸 모두 다 끊어버리면 무슨 재미로 살지?’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잠시 망설였는데 그래도 결론은‘모두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 끊고 나니 마음이 어떻던가?” “처음에는 금단증상도 있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무사히 잘 지나가고

 

어느 때부터 생각이 나지 않으니 정말 편하고 좋더라고요. 그런데 형님은 요즘에도 옛날처럼 술 담배를 하시나요?”

“담배는 어떻게 해서 끊었는데 술은 아직도 못 끊고 있거든 그래서 어젯밤에도 3차까지 가고 나서야 끝이 났어!”

 

“어제는 누구와 마셨는데요?” “옛날에 내가 근무했던 직장 후배들하고 한잔했는데 처음에 1인 1병씩만 마시자고 했는데

그게 한잔씩 들어가고 나니 또‘2차 가자!’고 야단이더라고.” “그러면 2차까지 가셨어요?” “그런데 이번에는‘노래방에 가자!’고 하는

 

바람에 술을 몇 병을 마셨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더라니까. 그런데 오늘 아침 잠에서 깨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처음 시작했을

때 1인당 적어도 2병씩은 마셨을 것 같거든, 그리고 2차 가서도 1병씩 그리고 노래방 가서는 소주와 맥주를 타서 마셨는데

 

얼마나 마셨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면 그래도 1병 이상은 마신 것 같거든.” “어젯밤 그렇게 마시고도 끄떡없는 걸 보면

형님은 아직도 옛날처럼 건강하신 것 같네요.” “그런데 요즘 들어 가끔씩‘필름이 끊어진다!’고 하던가?

 

그럴 때가 있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제 한 물 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형님 나이가 금년 몇 살입니까? 옛날 같으면

산에 계실 나이니 이제 술은 조금 줄이시고 건강관리 잘하시면 좋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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