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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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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7-01 13:26 조회2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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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때문에

하늘에서 내리는 밝은 햇살은 온 누리를 부드럽게 감싸고 숲속의 새들은 이미 시작된 봄을 아름답게 노래하자, 햇볕 따스한 양지쪽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노란, 빨강, 잉크색의 크고 작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꿀벌들을 불러 모으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하얀 나비 한 마리 수많은 꽃 앞에서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고 있었다. 마을 형님 한 분과 점심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자네 암(癌) 수술 받은 적 있다고 그랬제?”물었다. “신장에 암이 생겨 수술을 받았는데 그건 왜 물으세요?”

 

“심장(心臟)에 암이 생겨 수술을 받었다고?” “심장이 아니고 신장(腎臟) 그러니까 콩팥에 암이 생겼더라고요.”

“그라문 그것은 우추고 발견했든가?” “그러니까 그때는 제가 직장생활 할 때인데 건강검진을 하면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거든요,”

 

“초음파 검사라면 배에 무슨 젤리 같은 것을 보르고 슬슬 문지르는 것 말인가?” “그런데 검사를 하던 의사께서‘신장에 물혹이 하나

보이네요.’하더라고요, 그래서‘혹시 그게 암 입니까?’물었더니‘그건 아닌데 그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렸습니다.’하는데

 

암이 아니라는데 굳이 신경 쓸 필요도 없을 것 같아 잊어버렸거든요.” “그러면 그 뒤로 별다른 이상은 없고?”

“별 이상도 느끼지 못하고 그 다음해에 또 초음파 검사를 받는데 담당 의사께서 또‘신장에 물혹이 하나 보입니다.’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암입니까?’묻자 역시‘그건 아닌데 그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렸습니다.’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쎄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게 아니라고 해서 그만 잊어버렸어요. 그런데 그 다음해에 또 건강검진을 하는데 이번에는

‘신장에 물혹이 하나 보이는데 아무래도 큰 병원에 가셔서 정밀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하더라고요.

 

그래서 광주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현재 물혹은 암이 아니지만 언제라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니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 세 번째 방문 그러니까 1년 6개월 뒤에 검사했을 때 담당교수께서

 

시커먼 점처럼 보이는 사진을 보여주며‘암이니 수술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수술 끝나고 약 같은 건 먹지 않는가?”

“워낙 처음에 생겼을 때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그것에 관련해서 약을 먹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물으세요?” “자네 우리 아랫집 동생 알제?” “그 동생이 어째서요?” “엊그제 내가 어디를 나가려고

골목길을 천천히 내려오는데 지붕 위에 기왓장을 걷어내고 있더라고. 그래서 ‘멋을 할라고 기왓장을 걷어내는가?’물었더니

 

‘요즘 들어 갑자기 지붕에서 물이 조금씩 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수리를 해 놓으려고요.’하면서 ‘솔직히 형님에게만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니까 내가 살아있을 때 집수리 같은 거라도 모두 마쳐 내가 죽은 뒤

 

우리 집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려고요.’하는데 평소에는 별로 그 동생 얼굴 신경 써서 잘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보니

지난번에 만났을 때 보다 더 시커멓게 변한데다 숨소리마저 거칠어 상당히 안타깝더라고.” “몇 달 전 산에서 그 동생을 만났을 때

 

‘흙길을 맨발로 걸으면 상당히 좋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하던데 효과를 전혀 못 보았을까요?” “맨발로 걸어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생도 자네처럼 처음 암이 막 생겼을 떼 발견해서 처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알고도 그랬는지 저렇게 얼굴이 시컴해질 때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하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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