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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祭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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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4-22 16:33 조회2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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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祭祀) 이야기

 

길을 가다‘깍! 깍! 깍!’까치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양지 바른 언덕위의 매실나무가 하늘에서 내리는

따뜻하고 고운 햇살을 받아 조그맣고 하얀 성냥 꼴 같은 꽃 순을 내밀고 수줍게 웃고 있는데 언제 찾아왔는지 봄도 그 옆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함께 따라 웃고 있었다. 오늘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온 친구들이 “어서와!”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다들 잘 계셨는가? 혹시 아픈 사람은 없고?”

 

“나는 괜찮은데 자네는 어떤가? 엊그제 검사받으러 대학병원에 다녀왔다면서 결과는 어떻게 나왔든가?” “담당 교수께서

‘특별히 나빠진 데는 없으니 시간에 맞춰 약 잘 드시고 몸 관리만 잘하면 된다!’고 하더라고.” “그렇다면 정말 다행일세!

 

우리도 이제 70줄에 앉았으니 제일 중요한 것은 항상 아픈 데 없이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더라고.” “그렇지! 아무리

재산이 수 천 억이 있어도 몸이 아프면 무엇에 쓰겠는가? 그러니 항상 건강관리를 잘하도록 하세!”이야기를 나누는데

 

친구 한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총무님! 오늘 경식이 친구는 무슨 일이 있다 그러던가? 왜 아직까지도 나타나지 않는 거지?”

“오늘 조상님 제사(祭祀)라 참석하기 힘들다고 하더라고.” “그래! 그렇다면 오늘밤에 단자(단자놀이는 제사가 있는 집에

 

음식 이름을 쓴 종이비행기를 날려서 음식을 나누던 옛 풍습)를 갈까?” “그것도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 요즘 누가 단자놀이를

아는 사람이나 있을까?” “그런데 자네 집안은 몇 시경에 제사상을 차려놓는가?” “우리는 보통 밤 12시경에 음식을 차려놓고

 

새벽 1시경에 모시거든. 그런데 자네 집은 어떤가?” “나는 장손이 아니라 제사는 없는데 우리 외갓집에 가면 굉장히 절차가

복잡하더라고.” “어떻게 복잡한데?” “거기는 밤 12시경 혼령(魂靈)을 모시러 가는 것부터 제사가 시작되는데 보통 우리조카들이

 

옛날에는 초롱불을 들고 대문 밖으로 나가는데 요즘에는 조금 세련이 되어 후래쉬를 들고 얼마나 멀리 가는지는 몰라도 한참 있어야

들어오더라고, 그리고 제사가 끝나면 다시 혼령을 배웅하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그렇게 해서 모든 행사가 끝나는 시간이

 

보통 새벽 4시까지 이어지다 보니 내가 보기에는 우리의 옛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당히 힘이 든 것 같더라고.”

“그런가? 우리는 먼저 가족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식사가 끝나고 나면 제사상을 차리고

절차가 끝나면 조그만 음식상을 또다시 가시기 전에 목이나 축이고 가시라며 마당에 차려놓아 드시고 가시게 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거든.” “그런데 옛날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고 요즘은 간소하게 제사를 모시는 방법도 있다고 하더라고.”

“내가 우연히 유튜브(youTube)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았는데 그 스님의 말씀은‘원래 제사란 밤 12시경에 모시는 것이

 

제일 합당한데 그렇게 하기 힘이 들면 그 전날 모셔도 괜찮다! 시간을 당기는 것이 괜찮은 이유는 1년 동안 혼령들이 굶었기 때문에

배가 많이 고픈 상태인데 제일 빠른 시간에 음식을 드시게 하는 방법이 바로 밤 12시인데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전날 밤 8시쯤 지내면 조금이라도 혼령들에게 음식을 빨리 드시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 그리고 그 시간에 모셔도 혼령들은

모두 다 알고 오시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더라고.” “제사란 조상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의미이니 밤 12시든 전날 8시든 정성을 다해 모시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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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면서 시골에서는 못자리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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