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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기 정말 힘들었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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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4-08 14:30 조회2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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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기 정말 힘들었던 시절

 

창문으로 내리는 밝은 햇살은 따스한 봄날처럼 느껴지는데 창문을 열면 밀려오는 차갑고도 강한 바람은 마치 짓궂은 개구쟁이처럼

쉬지 않고 마구 싸돌아다니며 아직도 차가운 겨울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데, 요 며칠 동안 반갑지 않은 손님 미세먼지까지 찾아와

우리를 괴롭히고 있어‘어서 빨리 겨울이 지나갔으면!’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관주산 정상에서 선배 한분과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고 있는데 “형님들 오셨어요?”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후배가 빙그레 웃으며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자네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언제 퇴원했는가?” “어제했어요.” “그랬어!

그런데 어디가 아파서 입원했는데?” “그게 아파서가 아니고 며칠 전 집에서 샤워를 하고 속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저의 집사람이

등을 만져보더니 ‘애기 아빠 등에 무슨 혹이 보인단 말이요!’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그게 얼마나 큰가?’물었더니

‘그렇게 큰 것은 아닌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보라!’해서 ‘이게 혹시 암(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저의 단골 의원(醫院)에 갔더니 원장께서 거기를 만져보더니‘혹시 여기가 아프던가요?’물어‘아니 지금은 아프지 않다!’고 했더니

‘그러면 더 커지던가요?’물어서 ‘글쎄! 지금까지 그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는데 엊그제 저의 집사람이 보고서야 알게 됐다.’고

했더니, ‘혹이 아프거나 크게 자라거나 하지 않으면 암은 아니니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데 그렇다고 달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니

될 수 있는 대로 수술을 해서 떼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하면서 ‘그렇다고 꼭 대학병원까지는 갈 필요가 없고

그냥 종합병원 급으로 가시면 좋을 것 같다!’고 하면서 병원을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면 수술은 잘 받았는가?”

“그리 큰 혹은 아니라고 하지만‘뿌리가 깊이 박혀 전신마취를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수술이 끝나고

약 5일 동안 입원을 했는데 담당 의사께서‘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잘 끝났으나 지금 수술부위를 호스로 연결해서 핏물을

받아내고 있으니 두 번만 더 병원에 와서 그 부위를 소독하면 좋겠다!’고 해서 어제 마지막으로 병원에 다녀왔어요.”

“그러면 치료는 모두 끝난 셈이네.” “그렇다고 봐야겠지요.” 이야기를 나누는데 선배께서 “그래도 지금은 세상이 좋아

그런 병도 얼른 치료를 하고 그라제 옛날 나 젊었을 때 같으문 텍도 읍는 이야기시!” “옛날이라면 언제쯤인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정말 살기 힘들었던 1960년와 70년대 그때는 왜 그라고 종기(腫氣)도 마니 나고 그랬는지 몰것서.”

“종기라면 어떤 종기를 말씀하시는데요?” “그랑께 요새 말로 부스럼이라고 그라제? 그것이 내가 젊었을 때는 왜 그렇게 마니 났는지

그게 머리는 물론이고 온 몸 여기저기 안 난디가 읍시 나드라고.” “그러면 치료는 어떻게 하셨어요?” “그 시절에는 병원이

마니 있지도 않았고 또 병원이 있드라도 왠만한 사람들은 비싸서 함부로 갈 수도 읍든 시절이여! 그랑께 으짜꺼인가

종기가 나문 그냥 그것이 곪을 때까지 지달렸다가 짜내는 수뿐이 더 있것는가? 그랑께 그것을 한 번씩 짜 낼라문 둘이서

꽉 붙잡고 짜낸디 ‘죽는다!’고 소리를 치고 그랬제! 그라고 독종(毒腫)이라는 종기가 있는디 그것은 말 그대로 징허게

안 낫는디 거그다 침을 바르문 또 쉽게 가라앙고 그라드라고. 그 시절에는 아무래도 묵고 사는 것도 그렇고 또 생활환경도

지금에 비하면 꼭 동낭치 같은 생활을 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병(病)이 만은께 세상 살기 정말 심들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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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찾아온 봄은 배나무의 하얀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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