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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버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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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3-03-11 15:31 조회2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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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버린 걱정

 

오늘은 목욕탕을 갔다. 그리고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탕으로 들어가자 평소에 안면이 있는 영감님 두 분께서 수도 앞에 나란히 앉아 때를 밀고 계셨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오늘은 목욕하러오셨어요?” “오! 그래 자네 오셨는가? 오랜만일세 그려!”하며 반기신다.

 

그리고 나는 샤워기로 몸에 물을 끼얹어 씻은 다음 조금 뜨겁게 느껴지는 탕 안에 들어가 몸을 담그고 있는데

영감님 두 분께서는 들릴락 말락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이야기가 끝이 날 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목욕이 모두 끝이 나고 수건으로 몸을 닦은 후 옷을 입으려는데 영감님들께서 탕에서 나오시더니 냉장고에 있는

냉커피를 꺼내“어이! 자네도 목간하니라고 덥제? 이것 한나 자셔보소!”나에게 내미셨다. “저는 방금 마셨는데 어르신 드시지요.”

 

“그래~에! 그란디 나는 오늘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래!”하시며 다시 커피를 냉장고 안에 넣어 두셨다. “어르신! 오늘 커피를 몇 잔이나 드셨어요?”

“오늘 내가 몇 잔을 묵었드라?”하며 곰곰이 생각하는 듯 하더니 “모르기는 몰라도 아마 8잔정도 묵은 것 같어!”하신다.

 

“아니 언제 그렇게 많이 드셨어요?”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집사람이 쩌그 주봉리서 식당을 안 하고 있는가?” “그건 저도 알아요!”

“그란디 내가 지금 80살이 넘었어도 지금까지 운동을 안 다녀!” “아니 그럼 운동도 안하시면서 그렇게 건강하세요?”

 

“그란디 내가 운동 대신 아침마다 하는 일이 있어!” “무슨 일을 하시는데요?” “항상 나는 아침 8시문 밥을 묵어,

그라고 양치하고 커피 한 잔 마시문 8시 반이나 되드만.” “그러면 나머지 시간은 무엇을 하시는데요?”

 

“그랑께 밥 묵고 나서 8시 반부터 식당 청소를 시작해! 그란디 자네도 와 보셨응께 알것제만 우리 집이 원래 가정 집인디 식당으로 쓰다봉께

이방 저 방 청소 할디가 참 많드란 마시!” “그러시겠지요.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는데요.” “그렁께 마시!

 

그래서 청소하다가 입이 심심하고 그라문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 뽑아 묵고, 쪼깐 쉬다가 또 청소하고, 여그저그 물걸레 빨아다가

딱고 또 딱고 그라다 보문 청소 끝난 시간이 11시에서 11시 반쯤 되드란 마시.” “그러면 청소 끝날 때까지 커피를 몇 잔이나 드세요?”

 

“내가 그것을 묵을 때마다 안 시어봐서 모르것제만 아마도 아침밥 묵고 묵은 커피까지 넉 잔씩은 마시는 것 같드랑께!”

“그러면 청소할 때 빼고는 안 드세요?” “으째 안 묵어 진당가?” “그러면 언제 또 드시는데요?” “친구들하고 어울리문 또 한잔씩 마셔!

 

자네도 생각해 보소! 친구들 만나 셋이서 음료수 한 병씩 사묵라문 얼렁 2천원이 넘어가! 그란디 커피는 셋이 한잔씩 해도 9백 원만 있으문 되거든.”

“그런데 하루에 커피를 7~8잔씩 드시고 잠은 잘 주무세요?” “잠? 잠은 잘 자고 있어!” “정말 그러세요? 대부분 사람들은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잠이 잘 들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그란디 나는 걱정을 안 하거든 그래서 잠은 잘 들어!”

“걱정을 안 하신다고요?” “사람들 대부분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잠을 빨리 못 이뤄! 그래서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필요 없는 걱정을 모두 쫓아내 버렸어! 그랬더니 그 뒤부터 밤이면 잠도 잘 오고, 먹기도 잘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 속에 걱정이 없으니 내가 건강해지지 않을 수 있것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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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찾아온 봄은 매실나무의 예쁜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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