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와 건강

7월이 시작되자마자 매일 수은주가 섭씨 31~3도가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여기저기서‘너무나 무더워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텃밭에서 자라는 가지와 오이 그리고 고추는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쑥! 쑥!’자라는 걸 보니

무더운 날씨는 사람에게는 힘이 들지만 작물에게는 커다란 영양소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운동을 하고 있는데 “형님! 오셨어요?”하는 소리에 뒤 돌아보니 잘 아는 후배가

빙긋이 웃고 있었다.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는가?”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형님 건강은 어떠세요?”

“나는 좋은 편이야!” “그러세요. 그런데 며칠 전에 제주 한라산 다녀오셨지요?” “그걸 자네가 어떻게 아는가?”

“형님 모임 회원 중에 영선이라고 아시지요?” “그런데 왜?” “그 사람이 저와 59년생 동갑쟁이 친구거든요.

그런데 한라산을 다녀왔다고 사진을 보여주는데 자세히 보니 형님 얼굴도 보이더라고요.” “그랬어? 그럼 영선이하고 아주 친한 사이겠네?”

“아무래도 동갑쟁이 친구다보니 다른 사람보다 더 친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그 친구는 산에 잘 오르던가요?”

“그 동생이 옛날 직장에 근무할 때는 산행에 아주 베테랑이었거든. 그래서 우리는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산을 잘 탔는데

퇴직한 후 몸 관리를 잘못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엊그제 한라산을 오를 때에는 대한민국에서는 없는, 인상(人相)이란 인상은

모두 쓰고 오르더라고. 그래서 ‘왜 그러냐?’ 물었더니 ‘산 오르기가 너무 힘들어 그런다!’고 하는데 그래도 어찌되었든 중간에서

포기하지 않고 정상까지 다녀왔으니 그 몸에 그 정도면 대단한 것 아닌가?” “그런데 그 친구가 직장에서 퇴직한 후 자전거를

한 대 사서 매일 운동을 하더니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고 자랑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하고 모임도 하는데 저희들이 59년생이어서

매월 9일 날 얼굴을 보기로 했거든요.” “그러면 회원들 중에 아픈 사람은 없던가?” “형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몸 한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니까 아무래도 건강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제 생각으로는

친구들이 모두 건강한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무엇이 잘못됐던가?” “형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당뇨가 있어 단음식이나

흰쌀밥 그리고 돼지고기 또 술 같은 음식은 섭취하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옛날 제가 젊었을 때는 가리는 음식이 없었으니까

친구들과 모이면 고기를 구워 밤이 새도록 술과 담배 그리고 별의별 음식을 배가 터지도록 먹었을 때도 있었는데

그 시절에는 저나 친구들 모두 약(藥)을 먹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난번 우리 친구들과 경북 포항 쪽으로 놀러갔는데

옛날 젊었을 때보다 술도 별로 마시지 않고 음식도 많이 가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침 식사가 끝나고 나자 이사람 저사람

약을 먹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 무슨 약을 먹었을까?” “대부분 혈압과 당뇨 그리고 심장 약을 먹는 것 같았는데

친구 11명중 약을 먹지 않는 친구는 두 사람 뿐이더라고요.” “그러면 친구 아홉 명이 환자인 셈이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더라고요.

혈압 같은 질병은 나이를 먹으면 술이나 담배를 가까이하지 않아도 찾아온다고 하는데 당뇨나 심장병은 왜 생기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사람이 살면서 병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기계도 오래 사용하면 고장이 나듯이 사람도 오래 살면 자꾸 고장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러니 젊었을 때부터 몸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고 항상 관리를 잘하면 나이를 먹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2022년 9월 24일 전남 진도 접도 웰빙 등산로 해안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