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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는 정말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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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2-09-03 16:44 조회4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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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는 정말 힘들어!"

 

6월이 시작되면서 들꽃은 지천으로 피어나고 산골짜기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산새들은 여기저기 모여 앉아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 순간에도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는지 어느새 저만치에서 누가 부르지도 않은 7월이 문을 활짝 열고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식당으로 향했다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온 친구들이어서와!”하며 반겨주었다.

“7월이 되자마자 날씨가 굉장히 무더워졌는데 어떻게 잘들 지내셨는가집안은 다 무고하시고?”인사를 건네는 순간 친구 한사람이

 

허겁지겁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늦어서 미안허시 내가 바쁜 일이 좀 있어 조금 늦었네!” “바쁜 일이라면 무슨 일 인데?”

자네들도 아시다시피 금년에 날씨가 너무 가물다보니 논에 물을 댈 수가 없어 모를 심을 수가 있어야지그래서 우리 논 바로 위쪽

 

논 주인에게 물을 좀 댈 수 있게 해 달라!’했더니절대로 안 된다!’고 하더라고.” “왜 그랬을까혹시 물이 부족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고?” “물은 충분한데도 그렇게 고집을 부리더라고그래서 몇 번 사정하다 안 돼서 모 심는 것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다행스럽게 그 윗쪽 논에서 물을 양보해줘 호스를 길게 연결해 겨우 물을 받아 모내기는 마쳤는데 해 마다 금년처럼

가뭄이 들면 어떻게 할까벌써부터 걱정일세!”하자 옆에 있는 친구가 엊그제 내가 우리 집사람하고 참깨 모종을 옮기는데

 

세 줄은 거름도 주고 또 심고 나서 물도 넉넉하게 주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소주 한잔 마신 것이 취기가 오르면서 갑자기 힘이 들고

싫증이 나더라고 그래서 나머지 세 줄은 대충심고 말았는데 이삼일 지나 밭에 가보니 나중에 심은 것은 모조리 타죽고 말았어!”

 

정말 그랬어그러면 타 죽은 것은 어떻게 했던가?” “어떻게 하겠는가뽑아내고 다시 심어야지그래서 다시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이번에는 거름도 넉넉하게 주고 물도 충분히 주었는데도 절반은 살고 나머지는 죽었더라고!” “그러면 죽어버린 것은 뽑아내고

 

또다시 심어야겠네!” “그런데 이제는 모종도 없을 뿐더러 너무 늦어서 안 돼그리고 그 옆에는 땅콩을 심었는데 이게 날이 가물다보니

처음에 싹이 올라왔을 때만해도 이제 잘 키우면 괜찮겠지!’했는데 요즘 날이 너무나 가물다보니 싹이 통 크지를 않고

 

그냥 그대로 있네!” “그럼 밭으로 물을 끌어올려 뿌려주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밭까지 호스를 연결하려면 거리가 상당해서

물을 끌어올리려면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니 그게 문제 아니겠는가?” 하자 옆의 친구가나는 밭에 콩을 심었거든

 

그런데 비둘기들이 와서 파먹더니 나중에는 순이 올라오면 모조리 부리로 대가리를 잘라버렸더라고 왜 이렇게 새들까지도

심술을 부리는지 알 수가 없네!” “자네는 비둘기가 문제인가나는 고라니 때문에 골치가 아파 죽겠네!” “왜 골치가 아픈데?”

 

나는 밭에 콩 모종을 심었거든그래서 가끔 물도 뿌려주고 했더니 내 생각 보다 아주 잘 자라더라고그런데 어느 날 가보니

고라니가 내려와 콩 잎을 모조리 먹어치운 거야그래서 어찌나 화가 나던지 개를 풀어놓았더니 고라니를 쫓느라 그랬는지 밭에 난리를

 

쳐 놨더라고 그래서 할 수 없이 갈아엎고 콩을 다시 심기는 심었는데 그게 끝까지 잘 자랄지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네!” “금년에는

 

계속 가뭄이 이어진 탓도 있겠지만 새나 고라니 같은 짐승들 때문에도 농사짓기 정말 힘이 드는 모양일세어떻게 그런 어려움 없이 농사를 짓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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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문장대에서 바라 본 산 아래쪽 모습입니다. (2022년 9월 2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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