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꺾다 생긴 일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 날이어서 약속 시간에 늦지 않도록 모일 장소에 집결한 뒤 산으로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이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르다보니 어느새 등에 후줄근하게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하여“여기서 잠시 쉬었다가세!”하며

배낭을 내려놓고 숨을 돌린 다음 또다시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였고 얼마 후 도착하였는데. “산을 오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정상에 서면 지금까지 고생한 모든 것을 보상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회장님 말씀에 모두 박수를 보내며

점심 식사를 하려고 빙 둘러 앉았는데 회원 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총무께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어디계세요? 점심 식사하려고 회원들 모두 모여 앉았는데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장소가 어디냐고요? 정상 바로 뒤쪽 헬기장 아시지요?

그쪽으로 오세요. 기다릴게요.”하고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지금 어디라고 하던가?”묻자 “어디가 아니고 고사리를 꺾고 있다고

그러네요. 빨리 이리오라고 했으니 금방 오겠지요? 어서 식사들 하시게요.”하여 자신들이 준비한 도시락을 내놓고

“오늘은 싱싱한 상추를 싸왔습니다. 이거 좀 드셔보세요.” “여기 맛있는 계란말이가 있습니다.” “이건 어제 담은 물김치거든요.

맛은 없을지 몰라도 봄의 향기는 물씬 풍길 겁니다.”하며 자신들이 싸온 반찬을 내놓고 맛있는 식사를 시작했는데 고사리를 꺾고 있다던

회원이 뒤늦게 “저 혼자 개인행동을 해서 미안합니다.”하자 “고사리는 얼마나 꺾으셨어요?” “조금 밖에 못 꺾었어요.”하며

하얀 비닐봉지에 담긴 것을 보여 주자. “얼마 되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한 끼 정도는 먹을 수 있겠네요.”하자

건너편에 앉자있던 회원이“저도 엊그제 마을 선배들하고 제 생전 처음으로 고사를 꺾으러 갔거든요. 그런데 산이 굉장히 비탈지고

험하더라고요.” “고사리는 일반 등산로에 있는 게 아니고 산속 깊은 곳이나 가시덤불 속에도 있을 수 있고

또 꺾기 좋은 곳에도 있을 수 있겠지.” “그런데 같이 갔던 선배께서 자꾸 저를 불렀다, 선배를 불렀다 하더라고요.” “그것은

일행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불렀겠지. 산에서 고사리를 꺾다보면 거기에 신경 쓰느라 일행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데 그러다 잘못하면

길도 잃어버리고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자꾸 불러 서로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거든.” “그런데 저는 그것까지는 모르고,

또 어찌된 일인지 제 눈에는 고사리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또 굉장히 피곤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래서‘저 먼저 차에 내려가 쉬고 있겠다.’고 했더니 ‘내려가는 길은 알겠는가?’해서‘그것도 모르겠어요?’하고 자신 있게

산에서 내려왔는데 이상하게 올라올 때 보지 못했던 굉장히 넓은 밭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가?”

“휴대폰으로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위치를 물어보니 ‘길을 잘못 들어 선 것 같다!’면서 ‘혹시 마을이 보이지 않은가?’ 묻기에

‘저 멀리에 보인다!’고 했더니 ‘그러면 거기에 가서 다시 전화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곳에 도착한 후 전화했더니

차로 데리러 왔더라고요.”이야기가 끝나자 옆의 후배가 “저의 앞집 형수님은 아짐들 네 분과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에

고사리를 꺾으러 갔다고 그러데요.” “그러면 많이 꺾었다고 하든가?”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아짐 한 분이 고사리를 꺾다

갑자기 말없이 사라지는 바람에 찾느라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고사리를 꺾던 산행을 하든 항상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개인행동을 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야! 그렇지 않겠는가?”

지난 2022년 5월 29일 제주 가파도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