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으세요!”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일이어서 시간에 늦지 않도록 약속 장소에 모인 다음 산으로 향하였다. 우리 일행이 얼마나

산을 올랐을까? 차가운 겨울날씨지만 나도 모르게 숨이 차오르고 땀이 조금씩 흐르는 것 같아 바람이 불지 않은 양지쪽에 자리를 잡고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세!”하며 숨을 고르는데 “여기 따뜻한 유자차 있습니다. 한잔씩 하세요!” “저는 고구마를 쪄왔는데

아주 달고 맛있거든요.” “저는 옥수수를 삶아왔는데 드셔보세요!”하면서 자신이 준비해 온 간식거리를 내 놓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자네 옥수수를 어디에 보관했기에 금방 수확한 것처럼 이렇게 찰지고 맛있을까?” “그게 저의 집에서 재배한 게 아니고

강원도 철원에 저의 처제가 사는데 거기서 보내준 옥수수거든요. 그런데 그게 도착하면 바로 삶아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해동하여 다시 삶아내면 이렇게 금방 수확한 옥수수처럼 맛이 있더라고요.” “그런 수고가 있으니 이렇게 맛있었구만!”하며

잠시 휴식 시간을 갖은 다음 또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우리 일행이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내려왔을 때는 오후 1시가 넘어

“점심 식사를 하자!”며 식당으로 향했는데 입구에서 친구가 안주머니를 만지작거리더니 담배를 한 개비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고 있었다. “자네 아직도 끊지 않았던가?” “끊으려고 했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 “나는 오늘 자네가

한 번도 피우지 않아‘이제 끊었나보다!’생각했는데 내가 넘겨 짚었을까?” “자네도 알다시피 산에서 어떻게 피울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낙엽이 두껍게 쌓여있는데다 또 갈수기(渴水期)까지 곁쳐 사방이 온통 메말라 있기 때문에

조그만 불씨만 있어도 금방 불바다가 될 텐데 간땡이가 부은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피우겠던가?” “하긴 조심할 때는

조심해야지 어떻게 하겠는가?”하는데 옆에 친구가“어이! 그러지 말고 끊어버리소! 그거 끊는 거 별거 아니거든!”

“그러면 자네는 끊은 지 얼마나 되었는데?” “글쎄 지금 얼마나 되었을까? 그러니까 지금 말고 전임 대통령 시절‘국민 건강을 위해

담배 값을 인상한다!’고 하기 전에 끊었으니 지금 한 7~8년 된 것 같은데 나도 그걸 피울 때는 집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면

화장실에 가서 한 대 피운 후 직장으로 출근하거든, 그리고 출근부 체크를 한 다음 화장실에 가서 또 피우고 책상에 앉아

일을 시작하는데, 만약에 집에서 챙기지 않고 그냥 나왔다! 그러면 그걸 사서 피울 때까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거야!

그런데 문제는 직장에서 가게까지 거리가 있어서 사러가기도 그렇고, 참기도 그렇고 하여튼 끊고 나니 직장으로 출근 할 때 챙길 것이

없어 그렇게 좋더라고, 그리고 그걸 끊은 후 이렇게 편하고 좋은데 지금 생각하면 왜 필요도 없는 것을 배웠을까? 생각하니

‘내 자신이 바보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 ” “그러면 하루에 몇 갑 정도 피웠던가?”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하루 한 갑인데

만약 술자리가 생겼다 그러면 두 갑도 좋고 세 갑도 좋고 그래서 술과 담배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것 같거든.”

“그러면 어떻게 해서 그걸 끊었던가?” “그때 어디를 가는데 누군가 길거리 한쪽 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남의 눈치를 보면서

피우고 있는데 정말 불쌍하게 보이더라고 그래서‘나도 피우면 저렇게 불쌍하게 보일 것이다!’는 생각이 들어 그날 바로 끊었거든.

하여튼 자네도 혼자서 시도해보고 정 힘이 들면 보건소 금연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아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야!”

“자네들이 그렇게 권하니 나도 새해부터는 끊도록 해봐야겠네!”

제가 살고있는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산 돌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