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10월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살며시 떠나버리고 말도 없이 11월이 찾아와 손을 내밀며 빙그레 웃고 있는데, 그동안 푸르기만 하던 관주산 단풍이

한잎 두잎 빨개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산 전체가 붉게 물들면서 예쁜 단풍잎들이 한잎 두잎 천천히 원을 그리며 바닥에 떨어져 쌓여 가는데도,

지나가는 바람은 자꾸 단풍나무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광주를 가려고 버스정류장에 들어섰는데 “형님 오랜만이네요.”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후배가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래 동생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는가? 몸은 건강하시고?” “잘 지내고 있기는 한 것 같은데

몸은 그렇게 건강한 편이 못되는 것 같아요.” “왜 건강한 편이 못되는데?” “그게 몇 년 전부터 조금 심하게 운동이나 산행을 하면

왼쪽 가슴을 마치 볼펜으로 세게 누르는 것 같은 통증이 있더라고요.” “왜 그랬을까?” “그래서 저의 단골 의원(醫院)에 가서 문의했더니

‘역류성 식도염’같다며‘약 며칠 먹으면 괜찮아 질 거야!’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약을 먹었는데 정말‘언제 그랬냐?’는 듯 좋아지더라고요.”

“그러면 그 뒤로 별다른 이상은 없던가?” “그런데 그게 약을 먹고 한두 달 정도 지나고 나면 또다시 그런 증상이 나타나고 그래서‘이래서는 안 되겠다.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서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겠다.’하고 광주에서 제법 알려진 개인 병원으로 갔더니 심전도 검사를 해보더니‘별다른 이상은 없는데

협심증 초기일 수 있으니 3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 뒤로는 괜찮던가?” “그런데 처음에는

몇 개월에 한 번씩 오던 통증이 날이 갈수록 횟수가 더 많아지면서 정도가 더 심해지더라고요.” “그러면 통증이 시작된 지 얼마나 되었는데?”

“그게 벌써 3~4년 넘은 것 같아요. 그런데‘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에 예약을 해서 지난번에 사진 촬영을 했는데 오늘이 결과를 보러가는 날이거든요.” “그러면 결과가 좋게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은근히 걱정되네요.” 이야기를 나누는데 선배 한분이 평소에는 쓰지 않던 안경을 쓰고 정류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형님!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광주에 볼 일이 있어 다녀오려고 그러네!” “형님은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으셨나요?” “근데 요즘 내 눈(眼) 사정이

안 좋아 운전할 수가 없더란 마시!” “왜 눈이 안 좋아지셨는데요?” “글쎄 내가 특별히 눈이 나빠질만한 음식을 먹거나 일을 한 것도 없는데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앞이 침침하니 잘 안보여! 그래서 급하게 안과(眼科)병원을 찾아갔더니 ‘황반변성이라는 증세인데 수술을 하면

몇 개월 안으로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하더라고 그래서 수술을 했는데 그게 끝나면 빨리 좋아질 줄 알았는데 시일이 많이 지났어도

아직 좋아질 기미가 없는 것 같아 걱정일세.” “그러면 승용차는 어떻게 하시고요?” “내가 운전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그냥 세워놔야지.”

“형님은 활동을 해야 하는 분인데 어려움이 많으시겠네요.” “그러니까 그게 문제일세! 내가 안경은 쓰고 있지만 하다못해 버스 승차권도 옆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구입할 수가 없으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이러고도 내가 살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왜 그런 생각을 하세요?

앞으로 세월이 가면 차츰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래 고맙네! 그리고 내가 요즘 느낀 것은‘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그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니 자네들도 항상 건강관리에 힘쓰도록 하소!”

지난 2022년 1월 1일 승달산에서 촬영한 망개나무(청미래) 열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