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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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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05-22 18:27 조회2,0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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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푸념

 

오늘은 일 년에 두 차례씩 하는 신장(腎臟) CT촬영이 있는 날이어서 광주의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먼저 피와 소변

 검사를

받기위해 채혈(採血)실로 향하였는데 오늘따라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 보였고 내가 번호표를 뽑아 안내하는 분에게 보이면

 

선생님 저는 접수가 되었습니까?”물었더니 ! 접수되었으니 미안하지만 밖에 나가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 왜 밖

에 나가 기다리라는 겁니까? 평소에는 안에서 기다렸는데.” “오늘은 손님들이 굉장히 많아 안에는

 

앉을 자리도 없을 뿐 아니라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안에서 되겠습니까? 그래서 밖에 나가

 계시라는 겁니다. 밖에서 기다리시면 순서가 되면 저희들이 불러드리겠습니다.” “그렇군요. 그렇지 않아도

 

복잡할 텐데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하고 복도 쪽으로 나와 번호표를 보면서 대기인원을 보았더니 앞으로도 30명이 더

 채혈을 마쳐야 내 순서가 돌아오게 되어있었다. “이거 한참을 기다려야 되겠는걸.”하고 고개를 돌려보니

 

건너편 심전도 검사실 앞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의자가 비어있었다. 그래서 검사실 앞 의자에 앉아있는데 이제 5살쯤 먹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부모와 함께 심전도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의 울먹이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나 이거 하지 않을 테야!”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옆의 할머니께서 아저씨! 지금

 소리 지르는 저 애기는 으디가 아퍼 저라고 검사를 받으께라?” “글쎄요! 제가 의사 선생님도 아닌데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데 그건 왜 물으세요?” “아니 애기가 그래도 우추고 하든지 살것다고 저라고 소리를 질러싼게 불쌍해서 그라요.”

 “그래도 저렇게 해서 병을 찾아내 치료하면 그것이 더 좋지 않겠어요?” “금메 그라기는 한디 어린 애기가 짠하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내 순서가 돌아와 채혈을 마치고 다시 CT촬영실로 향했다. “방금 채혈을 하셨으니 앞으로

1시간 30분이 지나서 촬영을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 의자에 앉아 기다려주겠어요?” “! 잘 알았습니다.”하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촬영이 끝났는지 내 건너편 의자에 앉더니 아이고! 심드네! 근디 아저씨는

 으째 오겠소?” “저는 5년 전에 신장 암 수술을 받았는데 일 년에 두 번씩 검사를 받거든요.

 

근데 할머니도 무슨 수술 받으셨어요?” “나는 심장(心臟) 수술을 받었는디 자꼬 검사를 받으라 글드란 말이요. 그런디

 그것도 영 성가시네.” “그래도 어쩌겠어요? 의사 선생님이 우리를 나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니 시키는 대로 해야지요.”

 

그란디 요것 촬영한디 아저씨는 을마 주라합디여?” “십팔만 몇 천원인데 왜요?” “그것은 나하고 똑 같구만 그란디

   돈 그것이 한 5분도 안 되야서 금방~!’하고 들어가 부네.” “돈이 빨리 사라져서 서운하신가요?

 

그러면 일 년에 몇 번이나 병원에 오세요?” “석 달에 한 번씩 와서 검사를 받는디 받을 때마다 십팔만 원씩 들어가제

   또 차비 들어야제, 멋 사묵어야제 그라다 보문 20만원이 들어가! 그라고 또 일주일 뒤에 결과보러 나와야제 그라문

 

또 차비들고 뭣들고 그라다보면 일 년에 한 백만 원은 들어가것구만.” “정말 그러시겠네요. 우리가 옷을 십팔만 원짜리

사려면 몇 번을살까? 말까?’망설이곤 하는데 병원비는 깎을 수도 없고 또 선불이니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요.” “아저씨 말이 맞는디 우추고 병원비를 싸게 할 수는 읍스까?”

글쎄요! 병원비 보다 어떻게 하든 안 아프고 건강하면 제일 좋은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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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있는 전남 보성군 오봉산 칼바위 근처의 돌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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