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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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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10-24 18:30 조회1,8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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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때문에

  

 

길을 가다 띠로링!’소리에 휴대폰을 열어보니현재 광주 전남 지역은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니 주민

 여러분께서는 외출을 삼가시고

물을 자주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는데 밤이 되면

서 뜨거운 열기는 조금씩 사라지고

 

~~~~!’밤새 풀벌레 소리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가을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친구 두 명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방문이 살며시 열리더니 이제 9~10개월쯤으로 보이는 사내아이가 엉금엉금

 기어 나오면서

 

우리를 보고 방긋 웃더니 갑자기 옆에 빠르게 돌아가는 선풍기를 붙잡고 일어서려는 것을 보고 악아!

 그걸 잡으면 위험해!”하며

막 붙잡으려는 순간, 아빠가 번개 같이 나오면서 아기를 안아 올렸다. “정말 동작이 빠르시네요.”친구

 말에 아니 뭘요!”

 

머쓱해하며 안고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요즘 아이들은 황금(黃金)보다 소중하고 또 아들이나 딸

을 가리지 않고 많이 낳을수록

정부에서 주는 혜택도 많다니 세상은 정말 좋은 세상이야!”하자 옆의 친구가 옛날에는 왜 그렇게 딸

 보다 아들을 낳으려고 했을까?”

 

그러게 말이야! 우리 아랫집 영감님은 딸 아홉 낳고서 열 번째에 아들을 낳았는데 없는 살림에 자녀들

 키우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렇게 힘들어 낳은 아들도 아버지를 보살피지 못하고 그 일은 큰 딸이 하고 있더라고. 그런 것

을 보면 굳이 아들! 아들!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우리 먼 친척은 딸 여덟을 낳고 임신을 하여 아기를 낳았는데 또 딸이었다고

 그러데! 그래서 죽으려고

아기는 윗목에 밀쳐놓고 자신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누워있었는데 이제 막 태어난 아기가 자꾸 울고 보

채니까 할 수 없이

 

젖을 먹이고 나서안 되겠다!’싶어 벌떡 일어나 밭에 나가 일을 했다고 그러네.” “아니 아기를 낳고

 쉬지도 않고 일을 했다고?”

정말 그랬다니까. 그런데 그 친척이 또 임신을 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드디어 아들을 낳은 거야!”

정말 그랬어? 그랬으면 축하할일이네!”

 

그런데 아들을 낳은 후에 몸조리한다면서 무려 3개월 동안 밖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그러데.” “!

딸을 낳으면 바로 일어나

밭에 가서 일하고 아들을 낳으면 몸조리 한다며 3개월 동안 밖에 나와 보지도 않고 그러면 밥은 누가 해

 먹었을까?”

 

시골이니까 시부모가 했든지 아니면 아기 아빠가 했겠지.” “아들이나 딸을 여자 마음대로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아들을 못 낳으면 구박이 심했을까?” “옛날에는 아들을 낳지 못하면 쫓겨난다는 칠거지악

(七去之惡)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전통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아들을 못 낳고 있으면으이구! 아들도 못난

 주제에!’하며 은근히

무시하던 시절도 있었거든.” 하자 옆의 친구가자네들도 알다시피 내가 쌍둥이 아닌가? 그리고 내 위

로 누나들이 셋 있거든.”

 

그렇지 그런데 왜?” “그런데 어머니가 우리를 낳기 전 계속 딸만 셋을 낳으니 시집에서 은근히 구박

이 심했던 것 같더라고.”

물론 그랬겠지.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는 남아(南兒) 선호(選好)

상이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아들!’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우리 어머니께서 나와 우리 형 쌍둥이를 한꺼번에

 낳으셨거든.”

그랬으면 요즘 말로 대박을 터트리신 거네.” “그랬지! 딸만 내리 셋을 낳다 갑자기 아들 쌍둥이를

 낳으셨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래서 우리를 낳은 뒤로 단 한 번도 시집살이를 하거나 기죽는 일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지난 2020년 10월 16일 설악산 대청봉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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