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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고추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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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07-04 15:47 조회1,8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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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고추모종 

 

노란 민들레 아가씨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데 아가씨는 말없이 미소만 짓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頂上)

에서 하나! ! ! !”

운동을 하고 있는데 어이 일찍 오셨네!”하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잘 아는 선배가 운동기구 옆 의자에

 앉으며 하는 소리였다.

 

형님! 오늘은 어디가 불편하세요? 왜 산에 오자마자 의자에 앉으세요?” “아이고~ 어지께 꼬치 잔 옴

겨 심것드만

허리도 아프고 이라고 심이 드네!” “고추모종을 심으셨다고요? 얼마나 심으셨는데요?” “작년에 7

주를 심어놓고 을마나

 

고생을 마니 했든지올해는 한 5백주만 심거야 쓰것다.’했는디 우추고 하다 본께 85십주를 심어 부

럿네!” “그러면 형님과 형수님

두 분이서 심으셨어요?” “첨에는 둘이서 심을라고 했는디 자네도 알다시피 자네 형수가 팔이 부러진지

 인자 석달쯤 되야서

 

아직은 제대로 손을 사용할 수도 읍는디다, 나도 작년 섣달 그믐날 갑자기 코에서 코피가 터지는 바람에

 병원(病院)

입원(入院)하고 난리가 안 났는가? 그래서 심든 일은 못하게 했는디 그 생각은 안하고 여차로 꼬치 모종

 파는 집에 전화를 했단 마시,

 

‘2~3일 후에 모종(某種) 가지러 가면 되께라?’했드니지금 당장 안 오문 다 떨어져분께 얼렁 오씨

!’글드란 마시!”

그러면 가지러 가셨어요?” “으차꺼인가? 할 수 업시 택시를 타고 안 갔는가. 그란디 모종 한 개에 2

5십 원씩 주라 글드만.”

 

그러면 몇 주나 사 오셨는데요?” “전부 다해서 85십주를 사 왔는디 계산해 본께 2125

원이드만 그래서여그까지

택시 타고오고 그랬응께 끄터리 만 25백 원은 띠여 붑시다.’그랬드니 농장 여자가 듣고 있드니

가 여그 옴서 택시 타고 오라급디여?

 

모종 값은 1원도 깍으문 안되야요!’글드란 마시.” “그러면 다 주고 오셨어요?” “으차꺼인가? 할 수

 읍시 다 주고 와야제!”

그러면 어떻게 그걸 다 심으셨어요?” “아랫집 수길이 엄마 잔 불르고 또 나도 심고 자네 형수가 양

손은 못 써도 한손으로

 

모종이라도 나르고 하면서 거들문 되것다 싶었는디, 수길이 엄마는 꼬치 농사를 지은 적이 읍응께 얼렁

얼렁 못 심드랑께!

그래서 안되것다 싶어 동네 이장(里長)한테 전화해서 혹시 꼬치 모종 잘 심은 외국인(外國人) 노동자

 있으문 한 사람 보내주소!’

 

했드니 아이고! 형님도 인부(人夫)를 말씀하려면 진작하셔야지 딱 닥쳐서 하면 그 사람들이 항상 대기

하고 있답니까?’글드라고.”

외국인 노동자도 없었으니 정말 난감하셨겠네요.” “하여튼 그래서 이 생각 저 생각 해 보다가 안되

것서서 광주에 있는

 

작은 아들에게 전화해서너 오늘 바쁘냐?’했드니 집에서 놀고있는 사람 아니고 회사에 근무하는 사

람인데 항상 바쁘지요.

그런데 왜 그러세요?’‘다른 것이 아니고 오늘 꼬치 모종 잔 심을라고 그란디 얼렁잔와서 잔 거들어라!

 엄마 아부지 오늘 꼬치모종

 

심고나문 피곤해서 쓰러지것다!’그랬드니 전화 끝나자 마자 벼락 총 소리나게 와갖고 거들어서 다행히

 해지기 전에 끝은 났는디

아이고! 징허게 심이 드네!” “고생은 하셨어도 일이 모두 끝나 정말 다행이네요.” “내가 이라고 고

추 농사 짓는다고 고생하고

 

그런 것을 보문 농산물(農産物) 가격은 절대 안 깍고 사 묵어야 쓴거인디 사람 맘은 또 안 근단 마시!”

  

금년에도 변함없이 접시꽃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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