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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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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12-14 19:36 조회1,6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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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배신

 

시골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한적한 길가에 하얀, 빨간, 분홍색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바람에 한들거리

며 꼬리가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고, 시골집 지붕에 보름달 보다 더 큰 커다란 늙은 호박은 지나가는 길손

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나누는데, 가을의 시작됨을 알리는 풀벌레들의~~~!”합창소리는 아직도 쉬지 않고 계

속 들려오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허리 돌리는 기구(器具)를 이용하여 하나! ! ! !”운동(運動)을 하고 있는데

 삼촌 일찍 오셨네!”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마을 형수(兄嫂)님 두 분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

.” “우리는 일찍 온다고 왔는디

어지께 보다 늦었어?” “그렇게 많이 늦지는 않았지만 조금 있으면 점심때니까 빨리 내려가셔야 될 것

 같은데요.”

 

그런가? 그라고 본께 시간도 징허게 빠르네! 아침 밥 묵고 멋 잔 하다보문 금방 점심때 되야 불고 그

랑께 하레가

우추고 간지도 모르고 가 불드랑께!” “그러니까요. 더군다나 요즘은 낮의 길이가 한 여름보다도 짧으

니 하루가 더 빨리 가는 같아요.”하는

 

순간~~~!’휴대폰 벨이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형수님이 한 분이 재빨리 전화를 받더니

! 우리 비타민(Vitamins)

영상통화(影像通話)를 했네!”하며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잘 있었냐? 경원이는 멋허냐? 얼렁 잔 바

까 줘봐라!

 

보고 싶어 죽것다!”하더니 지금 멋하고 있어? 아이고~ 우리 이삔 강아지! 멋이라고? 강아지가 아니라

? 그라문 멋인디?

경원이 오빠라고? 오빠란 말은 으서 또 배왔다냐?”하며! ! !’웃더니 마치 이 세상에 손자는

 자신 밖에 없는 것처럼

 

무척 행복한 표정이다. “머시라고? 감자 박수를 쳐본다고? 으디 한 번 쳐봐라! 그라고 또 고구마 박수

가 있어? 그것은 우추고 한다냐?

그라고 또 오이박수도 있고? 어디 한 번 쳐봐라! ! 그래! 할머니한테 빠이빠이하고 사랑해! ? ‘

랑해!’는 그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라문 우추고 한다냐? 이라고 두 손을 높이 올리고 구부리라고? ! 알았다! 그래 어서 들어

가그라! 전화해줘서 고맙다.

경원아! 할머니도 너를 마니 사랑해!”하고 전화를 끊었다. “형수님! 손자가 그렇게 예쁘세요?” “

라문 이쁘제 안 이뻐? 하는

 

짓거리마다 다 이쁘제 안 그란가?”하고 옆에 있는 형수께 묻자 그라제! 이 세상에서 손지 같이 이삔

 사람이 으디가 있간디!

참말로 눈에 너도 안 아프꺼이시!”하더니 그란디 엊그저께 우리 옆집 노인들은 서울 아들네 갔다 울

고 왔다 그러데!”

 

왜 울고 왔는디?” “손지들이 써운하게 해서 그랬다든가 으쨌다든가?”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아니

 이제 서너 살 많아야

대여섯 살 먹은 손자가 무엇을 그렇게 서운하게 해서 울고 왔다던가요?” “즈그 어메가 두 달 동안 병

(病院)에 입원했는데

 

그동안 애기를 집에서 데꼬 있었든 모양이데! 그란디 즈그 엄마가 퇴원해 갖고 데꼬 가 부렇어! 그란디

 보낼 때도

눈물 바람을 해 쌓드만 엊그저께는 애기들 보고 싶다고 서울잔 갔다 올란다고 가드만!”“그런데요.”

 “근디 애기들이 할머니,

 

할아부지를 보문 얼렁 달려와서 품이 안겨야 쓰꺼인디 할아버지 미워! 할머니 미워!’하고 도망을 가

서 오도가도 안했든 모양이데!

그랑께는 그거이 써운해갖고 내려옴시로 집에 올때까지 울었다든가 눈물 바람을 했다든가 하여튼 마니

 써운했든 갑서!”

 

혹시 손자 손녀가 다시 데리러 온 줄 알고 피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지금은 그래도 조금 있으면

다시 할아버지 할머니를 잘 따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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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읍 관주산 단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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