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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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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09-21 13:34 조회1,9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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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장모님

 

8월 한 달이 마지막을 향하여 쏜살같이 달려가는데 하늘에 떠있는 붉은 태양은 오늘도 변함없이 하루 종

일 참기 힘들 정도의

뜨거운 폭염(暴炎)을 마구 쏟아 붓더니 퇴근(退勤) 시간이 되었는지 기다란 그림자를 질질 끌고 천천히

 서산을 향해 걸어가는데,

 

동구 밖 정자나무 꼭대기의 매미들은 오늘도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뜨거운 여름은 어서 빨리 물러가

!”며 태양의 뒤통수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오늘은 매월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山行)일이어서 시간에 맞춰 약

속장소에 모인 다음

 

승용차(乘用車)를 이용하여 산 아래까지 이동(移動)하는데 함께 동승(同乘)한 후배에게 누구에게 이야

기를 들으니

자네 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시다고 하던데 요즘은 좀 어떠신가?”물었더니저의 어머니요? 지금은 요

양원에 계세요!”대답하였다.

 

몸이 아직 많이 불편하신가?” “이제는 몸도 잘 가눌 수도 없고 또 사람도 못 알아보시거든요.”

 “그래! 하긴 내가 직장에 근무할 때

어머니를 뵌 적 있는데 그때 혈압으로 떨어지셨다고 했는데 벌써 10년은 넘었을 것 같거든! 그런데 그때

 

치매를 약간 앓고 계셨던 것 같은데 지금 연세(年歲)가 많으신가?” “금년 나이가 여든 여덟이라 요즘

나이로는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혈압에 떨어지신 후 치매까지 겹쳤어도 잘 이겨내신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을 못 쓰고 자리에

 누워버리시더라고요.”

 

그럼 지금까지 요양원으로 모시지 않고 자네가 계속 모시고 있었던가?” “제가 모셔야지 어떻게 하겠

어요?”

그랬으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 “그래서 처음 어머니께서 자리에 누우셨을 때 저의 집사람과 약속을

 했거든요.”

 

무슨 약속을 했는데?” “집 사람에게우리가 어머니 뱃속에서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최소한 3년 동

안은 우리를 품안에 안고,

또 등에 업고, 키우셨을 테니 우리도 3년 동안만 어머니를 그렇게 모시자!’고 했더니 집 사람도 흔쾌

그럽시다!’하더라고요.”

 

정말 그랬어?” “그래서 집 사람이 매일 어머니 몸을 깨끗하게 닦아드리고 또 드실 것도 품안에 안지

는 못하지만

나름 열심히 먹여드리고 보살펴드렸거든요.” “그러면 그때는 사람을 알아보셨을 때인가?” “어떤 때

는 알아보셨다가

 

또 못 알아보기도 하셨는데 그래도 몸은 매일 한 두 번씩 깨끗이 씻겨드리고 또 몸을 자주 돌려 눕게 했

더니 욕창(褥瘡) 같은 건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난번에 갑자기 의식도 없고 또 음식을 전혀 드시지도 못해서 병원에 입원하셨거든요. 그랬는데

 며칠 지나서보니

 

몸에 욕창이 생겼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던가?” “간호사들에게이것이 내가 보기에 욕창 같

은데 어떻게 환자를

관리했기에 이런 것이 생기느냐?’고 따졌더니 절대 아니다!’고 우기데요.” “그랬겠지!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시인하면

 

그에 따른 치료를 해줘야하니 인정하겠는가?” “그래서 병원에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집으

로 퇴원을 시킬까? 했는데 동생들이

저쪽에 요양원이 있는데 환자를 아주 잘 돌본다!’면서 그쪽으로 모시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로 모셨는가?”

 

지금 그쪽으로 모신지 며칠 되었는데 병원 보다 조금 나은 것 같더라고요.” “그랬으면 정말 다행일

!”하였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빙긋이 웃으며요양원에서 잘 모시면 돌아가실 분도 깨어나시더라고!” “그게 무슨

 소린가?”

 

우리 장모님이 몇 달 전 갑자기 금방 돌아가실 것처럼 사람도 못 알아보시고 음식도 못 드셔서 할 수

없이 거기로 모셨거든!

그런데 거기서 며칠 지나고 나서 다시 정신도 돌아오고 몸이 좋아져서 지금은 건강하게 살고 계시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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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태풍 링링 때문에 넘어진 벼를 세워놓은 모습인데 또 다시 태풍 타파가 올라오고 있다네요. 부디 아무 피해없이 물러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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