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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과 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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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09-14 15:59 조회1,9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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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과 변비

 

오늘은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정기 산행(山行) 날이어서 약속 장소에 모여 산으로 출발하였고 정상을 향

하여 오르기 시작하였다.

우리 일행이 옛날 보부상들이 봇짐을 지고 넘었다는 전남 보성군(寶城郡)과 장흥군(長興郡)을 이어주는

 곰재에 가까워지자

 

후배 한 사람이 형님! 오늘은 제암산(帝岩山)으로 가지 말고 이쪽 철쭉평원으로 오른 다음 전망대를

 지나 사자산 쪽으로 하산하여

데크 길을 따라 차() 있는 곳까지 이동하면 어떻겠어요?”하고 물었다. “그것도 아주 좋은 생각인데

 그럼 그렇게 하세!”하고

 

사자산 쪽으로 방향을 돌려 오르기 시작하였다. 우리 일행이 얼마나 올랐을까? 숲속 길을 따라 산을 오

르지만

뜨거운 여름날 계속해서 흐르는 땀은 어쩔 수가 없어 때마침 나타난 쉼터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숲속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흐르는 땀을 닦는 데 후배 한 사람이 배낭에서이게 맛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번 드셔보세요!”하며

꽁꽁 얼려있는 홍시를 꺼내놓았다. “아니 요즘 귀한 홍시를 어떻게 보관했기에 이렇게 아이스크림처럼

 잘 얼려 있단가?”

 

그게 잘 익은 게 아니고 감이 조금 붉어질 때 따서 냉장고 냉동실에 얼려 놓으니 이렇게 되던데요.”

 “그럼 덜 익은 걸

얼려야 한단 말인가?” “홍시는 얼리니까 나중에 꺼내 녹이니 흐물흐물해져 버리더라고요. 그러니 덜

 익은 감을 얼려야 해요.”

 

그래에~ 하여튼 가을에는 흔할지 몰라도 요즘은 귀한 감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정말 맛있구먼!”하자

옆에 있는 후배가.

그런데 이건 많이 먹으면 변비에 안 걸릴까요?” “이게 아무리 맛있다고 변비 걸릴 정도로 먹겠는가?

  한 두 조각쯤 먹을 텐데.”

 

정말 그렇겠네요. 그런데 옛날에 제 사촌동생이 변비 때문에 엄청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감을 얼

마나 많이 먹어

그렇게 고생을 해?”묻자 빙긋이 웃더니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 제 작은 집도 우리 마을에

서 같이 살았거든요.

 

그런데 그 집에 저와 동갑 쟁이 사촌동생이 있었어요.” “그랬으면 아주 재미있었겠는데.” “어느 늦

은 가을날

사촌동생과 저는 우리 마을에 곶감을 깎아 말려 놓은 집 서리를 하기로 계획을 세웠어요.” “그랬어?

 하긴

 

그때는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이니 웬만한 것은 그냥 장난으로 눈감아주었으니 가능했겠지.” “그런데

 지금은 감을 깎아

건조기에 말리지만 그 시절에는 꼬챙이에 10개씩 끼운 다음 새끼를 꼬아 또 10줄씩 끼워 기다란 장대에

 걸어 높이 세워 말리거든요.”

 

그랬겠지! 그 시절에는 곶감을 말릴 수 있는 방법은 햇볕 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한 밤

중에

제 사촌 동생이 살며시 곶감이 있는 집으로 숨어들어가 기다란 장대를 담 너머로 내려놓으면 저는 그걸

 받아 마을 앞

 

논에 짚을 많이 쌓아 놓은 곳에 옮긴 다음 짚더미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그걸 숨겨 놓았거든요.” “

랬어? 그랬으면 완전히 계획적인데!”

하여튼 그렇게 해서 곶감을 서리해 숨겨 놓고 저의 동생과 하루에 한 사람당 두 개씩만 먹기로 약속했

거든요.”

 

하루 두 개씩이면 너무 적지 않았을까?” “그런데 저는 하루에 두 개씩만 먹는데 이게 자꾸 대여섯

 개에서 칠팔 개씩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다? 했거든요.” “그러면 왜 그렇게 많이 없어졌을까?” “그런데 며칠 후 작은 집에 놀

러갔는데

 

동생이 똥을 싼다며 화장실로 갔는데 막 작은 엄마를 부르더라고요. 그러더니 그게 나오지 않는다고 기

다란 꼬챙이로 파내더라고요.

그래서 왜 곶감이 많이 없어진 이유를 알았거든요. 하여튼 곶감도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리니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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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가을의 상징인 잠자리가 날아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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