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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미더운 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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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06-22 13:51 조회1,8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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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미더운 신랑

 

오늘 오후 늦게부터 제주지방에서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밤에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겠습니다.”라는 일기

예보가 적중했는지

해질 무렵부터 한 방울씩 내리기 시작한 비는 어둠이 짙어지면서 주룩주룩 날이 새도록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5월이 시작되면서 아직까지 비다운 비가 내린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내린 비가 그동안 가뭄 때문에 어려움이 많

았던 농가(農家)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길을 가다 우연히 초등학교 때 짝꿍이었던 여자(女子)

창생(同窓生)을 만났다.

 

오랜만일세! 지금은 어디서 살고 있는가?” “나는 광주(光州)서 살고 있어! 그런데 자네는 지금도 여기서 살

고 있는가?”

그렇지!” “그러면 직장에서 정년(停年)은 하고?” “정년한지 벌써 3년이 넘었어!” “그랬어? 그러고 보

면 정말 세월이 빠른 것 같지?”

 

그러게 말이야! 우리가 책가방 들고 학교 다녔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했다니.” “

러면 애들은 몇이나 되는가?”

둘인데 모두 다 결혼(結婚)시켰어!” “그랬어! 그랬으면 정말 잘했네!” “그런데 자네 애들은 어떤가?”

 

시켰지! 우리가 결혼할 때만해도 정부에서 산아제한(産兒制限) 정책(政策)을 강력히 시행하는 바람에 애들

둘만 낳아 잘 기르자!’하다

나중에는둘도 많다!’하던 시절이니 그때 그렇게 낳기를 잘했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결혼은 시켰

으니

 

우리 할 일은 끝난 것 같아!” “그러니까 우리는 다행인데 요즘은 애들이 통 시집 장가를 가려고 하지 않으니 문

제라고 하더라고.”

그러게 말이야! 그러면 애기 아빠는 무엇 하시는가?” “시골에 땅이 조금 있는데 거기에 농장 만든다고 요즘

 거기서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어!”

 

그러면 특별히 심어서 소득을 올릴만한 작물이 있을까?” “아직 그것까지는 모르겠는데 무엇을 하던 간에 미

덥지가 못해 걱정이야.”

왜 미덥지 않은데?” “옛날 직장에 다니면서 남의 보증(保證)을 서주는 바람에 집안이 완전히 부도날 위기까

지 이르렀는데

 

내가 장사를 해서 겨우 이겨냈거든.” “어떻게 보증을 서 주게 되었는데?” “우리 신랑이 옛날에 잘 나가는 회

사에 근무했거든

그런데 어느 날 친한 사람이 찾아와어이! 내가 급전(急錢)이 필요해서 그런데 이번 한 번만 보증 좀 서주면 안

 되겠는가?

 

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테니 한 번 서주소!’하면서 사정하니 차마 그걸 뿌리치지 못하고 서주는 바람에 완전

히 빚쟁이가 되어 버렸거든,”

그러면 정말 힘들었겠는데!” “그런데 천만 원을 빌리는데 보증을 세 사람이 세웠다! 그러면 세 사람에게 골

고루 나누어

 

돈을 받아내는 것이 아니고 무조건 제일 받기 쉬운 사람 봉급에 몽땅 차압을 붙이는 식으로 받아내더라고, 그러

니 어떻게 해 볼 수도 없고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겠더라고.” “그랬다면 정말 억울했겠는데! 옛날 내가 근무했던 직장 직원이 친구 빚보

증을 서 주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 직원은 아예 인감도장을 서류도 보지도 않고 친구에게 넘겨주었던 모양이야! 그러다보니 그 친구가 여

기저기서

1억도 넘은 돈을 대출받아 잠적해 버리는 바람에 봉급에 차압이 들어와 그걸 대신 갚느라고 상당히 오랫동안 고생

을 많이 하더라고.”

 

그러니까 지금은 아예 남의 보증을 서면 불이익을 받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그때 그런 제도가 있었다

그렇게 심한 고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그러면 혹시 요즘도 애기 아빠께서는 누가 보증을 서 달라면 서 주시

던가?”

 

아이고! ‘누구 망할 일 있냐?’며 보증에 보()자도 못 꺼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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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회천면 회령리 대한다업 제2농장에서 녹차잎 따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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