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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된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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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05-12 10:31 조회1,9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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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된 도리

 

친구 자녀 결혼식이 있어 광주의 예식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혼주(婚主)를 만나 축하(祝賀)의 말을 전하고 예식

(禮式)이 끝나는 것을 보고

식당으로 향했는데 결혼식장과 함께 붙어있는 뷔페식당에는 많은 하객(賀客)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접시

에 담기도하고

 

또 과일이나 음료수를 작은 컵이나 그릇에 덜기도 하며 나름대로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나도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접시에 담아어디에 앉아 먹을까?’하고 잠시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누군가어이! 친구

 이쪽으로 와~”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학교 동창생(同窓生)이 활짝 웃는 얼굴로 손짓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동창들과

한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지내고 계셨는가?” “나야 항시 잘 지내고 있지!

 그런데

 

자네는 퇴직(退職)하고 무엇하고 지내는가?” “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오전에는 그냥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운동하러

우리 집에서 가까운 산을 한 바퀴 돌고 나면 하루가 가던데, 그러면 자네는 무엇하고 지내는가?” “나도 자네처

럼 특별히 하는 일은 없어!

 

후배가 운영하는 주유소(注油所)에서 형님! 집에서 지내기 심심하면 시간도 보내고 돈도 벌게 나오세요!’

는데

이 나이에 더 벌어서 무엇하나? 싶더라고! 그런데 자네 연금(年金)은 넉넉하게 나오던가?” “넉넉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족할 정도는 아니야! 나는 아들만 둘 있는데 다행스럽게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또 결혼까지 해서

 나에게 손을 벌리지는 않으니까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야! 자네는 어떤가?” “나도 아들만 둘인데 아직 둘째가

남아 있거든

 

그 애만 결혼하면 내 할 일은 다 끝나는 셈인데 왜 장가가려고 생각도 안하고 있는지 답답할 노릇일세!” 하고 답

답한 표정을 짓는데

그 순간 옆에 앉아 있는 친구의 휴대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 어머니! 말씀하세요! 베개를 사오라고

? 그러니까

 

잠이 잘 오는 베개를 사오라고요? 그걸 어디서 파는데요? 화순(和順) 한약방에 있다고요? 그러면 그 한약방이

 어디쯤에 있는지 아세요?

병원 옆에 있다고요? 병원 이름은 아세요? 잘 모르신다고요? ! 알았어요. 제가 화순 가서 물어서 사든지 해야

지 어떻게 하겠어요?

 

! 알았습니다.”하고 전화를 끊더니 자네들 화순에 잠이 잘 오는 베개 파는 한약방이 있다는데 혹시 알고 있

는가?”

잠이 잘 오는 베개도 있단가?” “요즘 그런 베개가 있는데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그걸 베면 잠이 스르르

 잘 온다고

 

우리 어머니께서 사오라고 하시는데.” “나는 처음 들어 보았는데! 자네 어머니께서는 밤에 잠을 잘 못 주무시

는가?”

우리 어머니께서 병()으로 자리에 누우신지 벌써 2년이 넘었어!” “벌써 그렇게 되었어?” “처음 자리에

 누울 실 때는

 

그래도 당신 스스로 일어나 화장실까지는 다녀오셨는데 요즘은 간병인(看病人)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

도야!

그런데 밤이면 잠이 잘 오지 않는지 느닷없는 베개를 사오라고 하시는데 그걸 어디서 파는 지 알 수가 있어야

!”

 

혹시 자네 어머니께서 낮에는 주무시고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은 것은 아닐까?” “옛날에는 무척 부지런해서

 하루 종일 잠시도

쉬는 시간이 없던 분이셨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누워만 계시는데 당연히 낮잠도 많이 주무시겠지, 그런다고 주

무시는데

 

깨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이 편할 대로 해 드리는 것! 그것이 자식 된 도리가 아니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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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도 어김없이 일림산에는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2019년 5월 3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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