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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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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09-29 14:23 조회1,8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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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신랑(新郞)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에서띠로링!”하는 소리가 들려 열어보았더니

전국에 폭염경보(暴炎警報)발효 중, 논밭,

건설현장 등 야외작업 자제, 충분한 물 마시기, 건강에 절대 유의하시기 바랍니

.’라는 행정 안전부에서 보낸 문자(文字)가 와 있었다.

 

금년에는 예년과 달리 일찍 장마가 끝나면서 찾아 온 폭염(暴炎)은 매일 최고 기록

을 갈아치우며 섭씨 40도가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정부(政府)에서도 국민들의 안전(安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전남 보성읍 관주산 정상(頂上)을 향하여 걷고 있는데

 

앞에 아주머니 두 분이 이야기를 하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래서 길을 비껴달라

는 의미로어험!”헛기침을 하였더니

엄마야!’하며 깜짝 놀라며 한쪽으로 비껴 선다. “아니 왜 그렇게 놀라세요?

가 기침을 너무 크게 했나요?”

 

아니요! 그 소리에 놀란 게 아니고 뱀이 제 곁에 있는 줄 알고 그랬어요?” “

이 곁에 있는 줄 알고 놀라셨다고요?

아니 이 근방에 그런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혹시 있을지도 모르잖아

.” “사람들은 그것을 보면 대부분징그럽다!’고 놀라지만

 

그것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그것들 입장에서는 어떤데요?”

우리를 보면 본능적으로 도망을 가게 되어 있어요.”

왜 도망을 가는데요?” “아프리카 쪽이나 동남아 등지에 사는 살모사나 코브라

같은 독사들은 사람을 물어 피해를 준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에게 피해 준적은 거의 없거든요. 요즘 신문이나 TV에서 사람

들이 뱀에 물려 다쳤거나 죽었다는 뉴스를 보신 적 있으세요?

말벌에 쏘여 죽었다는 이야기는 간혹 있지만 그런 건 없거든요. 그리고 그것들 대

부분이 논이나 밭 근처 또는 산 주위에 살면서

 

들쥐나 개구리 같은 것을 잡아먹고 사니까 우리에게는 오히려 도움을 주는 동물인

데 이상하게 사람들은징그럽다!’

이유로 잡아 죽이려고 하거든요. 그러니 그것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를 만나면 목

숨이 왔다 갔다 하니 빨리 도망 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아저씨 말씀을 들어보니 그러기는 하네요. 그래도 어찌되었던 뱀을 보면 무서워

.”하자 바로 옆에 있던 아주머니께서

나는 엊그제 우리 집 마당에서 그것을 만났어요.” “마당에서 만나셨다고요?”

그날 우리 신랑은 무슨 일 보러 나간다며 나가고

 

나 혼자 마당에 물을 뿌리면서 보니까 호박넝쿨 있는 곳에 푸르스름하면서 기다란

것이 보이더라고요.” “정말 그랬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별 생각 없이 뿌렸는데 물을 맞더니 갑

자기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 순간뱀이다!’하면서 소름이 끼치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있지도 않은

애기 아빠! 애기 아빠!’하고 불렀더니 대문 밖에서 왜 그래?’하고 마당으로

들어 왔는데 그게 나와서 내가 하마터면

 

무서워 쓰러질 뻔 했다!’고 했더니여기는 홀로 떨어져 있는 전원주택도 아니고

사람이 많이 사는 일반 주택인데 어떻게 그런 게 나왔겠냐?’

혹시 잘못 본 것 아니냐?’며 내말을 안 믿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

?” “내가 방금 저쪽으로 쏜살 같이

 

달려갔다고 하면 어떻게 하든 잡아 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나쁜 신랑이 아무리

말을 해도 믿지를 않으니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그대로 지내고는 있지만 항상 불안하지요.” “그러면 우선 집 주위에 휘발유

나 경유 같은 기름을 화재 위험이 있으니

 

아주 조금씩 뿌려 놓으시고 내년에는 집 주위에 손톱에 물들이는 봉숭아를 많이 심

어 놓으면 안 보인다고 하니 그렇게 한번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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