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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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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09-22 15:33 조회1,8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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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어의 추억

 

후배(後輩)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에 문

(問病)을 다녀오면서 승용차는 화순을 지나

능주면 쪽으로 부지런히 달리고 있는데 친구 한사람이 어이~ 배 안 고픈가? 벌써

오후 7시가 다 되어 가니까

 

저쪽 짱뚱어 잘 한다는 식당에서 저녁밥이나 먹고 가세!”하자 옆에 앉아있던 후배

그러시게요. 저는 아까 형님들이 문병 가신다고 해서

늦을까 봐 점심도 제대로 먹지 않고 나왔거든요.”해서 능주면에 있는 식당으로 향

하였다. 우리 일행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인께서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묻는다. “아니 음식주문은 받지 않고 사람

머릿수만 물어보세요?”

여기는 음식을 한 가지만 하니까 그래요.” “그렇군요. 모두 다섯 명입니다.”

대답하고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짱뚱어에 관한 설명이 커다랗게 붙어있었다. ‘플랑크톤을 먹고사는 짱뚱어는 바닷

물이 조금만 오염돼도 살지 못한다.

온몸을 햇볕에 드러내고 살기 때문에 비린내는 없고 고소하며 담백하다. 특히 짱뚱

어는 클수록 더 맛이 좋으며 쇠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더 많은 고단백 식품이기도 하다.’설명을 읽다보니 오래전 직장에서 근무하던 시

절이 생각나기 시작하였다. 197712,

내가 처음 전남 신안 안좌우체국에 발령을 받아 근무하는데 그때는 추운 겨울이기

때문에 강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우편물 배달을 하였는데, 차츰 바람과 추위에 익숙해지고 사람들도 알아

가면서 직장 생활이 점점 재미있어 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지나 어느새 계절은 봄이 지나고 초여름으로 달려가는데 어

느 날 바닷가로 길게 이어진 길을

 

빨간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이상하게 생긴 물고기가 뻘 밭에서 놀다, 내가 지나가

자 재빨리 도망을 가는데 처음에는 마치 뛰듯이

뻘떡거리며 도망치다 바닷물을 만나자 두 눈을 내 놓은 채 수영을 하고 있었다.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아야 맞는데 왜 저 고기는 뻘 밭에서 놀고 있지?

 

! 이상한 게 다 있다.”하며 생전처음 본 물고기를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되었는

데 마을 가까이 가자 영감님 한분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그런데 여기는 바닷물도 없는데 무슨 고기를 낚고 계세요?”

묻자여그 바게쓰에 멋이 들었능가 보소!”해서

 

들여다보았더니 방금 내가 신기하게 생각했던 물고기들이 절반쯤 들어있었다. “

런데 고기 이름은 무엇인가요?”묻자

내 얼굴을 찬찬히 쳐다보던 영감님,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아니 자네는 아직

괴기 이름도 모른단 말인가?”하고 되묻는다.

 

저는 이렇게 생긴 물고기는 처음 봐서 그래요.” “그래~! 그라문 여깃 사람이

아니고 딴디서 왔는 갑구만! 자네 고향은 으딘가?”

제 고향은 보성(寶城)입니다.” “그래~! 아이고 절문 사람이 객지(客地)와서

고상이 만구만! 저 괴기 이름은 짱뚱어여! 알았제?”

 

그런데 어떻게 고기 낚시 바늘에 미끼를 끼우지도 않고 그렇게 잡아내세요?”

요거이 홀치기 낚시라는 거이시! 한 번 해 볼란가?”해서

영감님이 건네주신 낚싯대를 가지고 아무리 휘둘러도 고기는 잡히려는 생각이 전혀

없는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어르신! 저는 아무래도 물고기 잡이에 소질이 없나 봐요!” “그래~! 그란디

이 홀치기라는 낚시가 하루 이틀 연습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날마다 부지런히 연습을 해야 되는 거이시! 자네 혹시 배우고 싶으문 날마다 우리

집으로 오소! 내가 갈쳐 주꺼잉께! 그라고 할 수 있겄는가?”하셔서

 

대답은 하지 않고 빙긋이 웃고만 있었더니 자네는 암만해도 안 되것네!”하셨는

데 지금도 그 영감님께서 살아 계실까? 안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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