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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성헌 작성일18-09-20 20:05 조회1,9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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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                                                                 글 /  현정

  이제 내 나이 80령을()의 분수령을 넘어서는 것 같다. 이런 시기에 친구라는 미련이

멀어지지 않음에 대해 혹자는 주책스럽다 거나 좀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느끼겠으나 나이

들수록 친구가 필요함은 어쩔 수 없는 게 아닐까.

내 지금 정년을 넘긴지 20년을 넘어서며 늘 아침에는 걷기를 그치지 않고 있다.

아침에 여럿이 모여 걷기가 끝나면 모인 사람(친구)들 끼리 가끔 커피를 마시거나 아침 간

식을 겯들이는 경우가 있다.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매일 아침에 만나다 보면 가까워

져 친구처럼 지내게 되는 것이다. 때로는 내친김에 쉬어간다고 많이 모였을 때를 제외

하고는 단간하게 아침식사로 간이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아침시간을 때우는 것이

하루의 첫 번째 행사처럼 거듭하기도 한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간이식으로 아침을 때운 것이다. 출근할 때의 시간싸움이 아닌

것이 또한 행운인지도 모른다. 요즘 은퇴자들 간에는 슬슬 이러한 바람(걷기를 하는 사람

들끼리)이 불고 있다. 내가 이곳(학교 운동장)에서 걷기를 시작한 것은 벌써 수년을 넘기도

있다. 그 동안 몇몇 사람(친구)들이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더욱이 알 수 없는 것은 떠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떠나는 것이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때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세상을 떠난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눈이 나빠져 점점 실명이 돼 간다거나,

귀가 안 들려 반 밖에 듣지 못한다거나, 어지럼증이 오고 있다거나, 이가 몽땅 빠져 하루아

침에 폭삭 늙어 버리기도 한다며 의사를 찾았는데 그의 말은 늙어서 그러니 그렇게 알고

그런대로 살라는 말이었다는 것이다. 해서 세월 앞에는 예외가 없다는 말이 정말 많은 의

미를 담고 있다는 가 보다내 자신도 하루아침에 늙어지는 속도가 가속되는 것 같은 느낌이

. 가까운 친구 중 한 사람이 숨이 차다며 기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일상에서 불편한 경우가 한 둘이 아니었다는 말도 했다.

  이 말에 내 느낌은 이제는 살만큼 살았으니 더 이상 욕심내지 않아도 된다거나 아니면 이

젠 세상을 떠난다 해도 별 아쉬움은 없어 억울할 것이 없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

. 푸른 잎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는 현상처럼 나 또한 여러 생각을 안게 한다. 내 아무리

건강하다 한들 5. 6년을 더 견딘다 해도 먼저고 나중이랄 것뿐이지 가는 곳은 똑 같지 않겠

는가. 오래 생명을 유지한다 해도 자주 병원을 나드는 일은 사는 것이 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세상을 달리한 그의 말이 재삼 되새겨 지는 것이다.

 

이젠 주위에서 동락하며 지낼 수 있는 친구가 한 둘씩 떠나고 있다. 그 떠나는 일들도 이런

저런 핑계가 적지 않다. 때로는 나도 언젠가는 벤치에서 지나간 버스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입장이 되는 것이 아닐는지... 새 싹처럼 돋아나는 생각이 자라서 머릿속을 채웠다. 어느

선인은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흐르면서 잘 익은 포도주와 같이 되는 것이

했다. 그러나 인생은 한 과정을 쌓아보는 마음의 축적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도 아

직은 친구를 생각하며 만나고 즐길 수 있는 친구가 남아 있다 행운이 더 위안이 되는 것이

 아닐   .

                      - 2018.  09.  20.-       (현 정)  유 성 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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