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걱정일세!”

보성읍 주봉리 관주산을 향하여 천천히 걷고 있는데 길 건너편 야산(野)에는 어느

새 하얀 아카시 꽃이 환하게 피어 오가는

길손을 반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꽃을 본 순간 문득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 시작하

였다. 우리 모두 힘들었던 1960년대에도 5월이 되면

하얀 아카시 꽃은 어김없이 여기저기 지천(至賤)으로 피어나 수많은 꿀벌들을 유혹

하였는데, 그 시절 배가 고팠던 나는 꽃을 한 움큼 따

입에 넣고 잘근잘근 하면 진한 꽃향기와 함께 달착지근한 꽃물이 허기(虛飢)를

달래주곤 하였는데 왜 갑자기 그 때가 생각 난 것 일까?

이제는 아스라이 다른 세상(世上) 이야기처럼 되어버린 어린 시절 추억 때문에 나

도 모르게 웃음을 지어보았다. 내가 산 정상(頂上)에서

허리 돌리는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운동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 “형님! 수고가 많으시네요.”하는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았더니 옛날 직장(職場)에서 함께 근무했던 후배 부부가 활짝

웃고 있었다. “그래~ 동생! 정말 오랜만일세!

오늘 일요일이고 쉬는 날이라 운동하러 오셨는가? 그리고 제수씨도 함께 오셨네

요.” “매일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게 일하는데

일요일이라도 하루 이렇게 마음의 여유를 갖고 힐링(Healing)하는 시간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 자네 말이 맞네!

사람은 항시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지 건강에 도움도 되고 그러는 거지, 안 그런

가?” “그런데 형수님은 왜 안 오셨어요?

형님께서는 나에게 여행할 때나 운동할 때, 또 좋은 일에 갈 때는‘부부는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손을 잡고 함께 다녀야 한다!’고

하셔놓고 이렇게 혼자 다니면 반칙(反則) 아닙니까?” “부부는 항시 손을 잡고 같

이 다녀야 맞는데 그게 갑자기 사정이 생겼지 뭔가!”

“사정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러니까 내가 퇴직하고 처음부터 여기 산

을 다닌 것은 아니거든!” “그럼 어느 산을 다니셨는데요?” “

우산리 뒤쪽에 있는 구몽산을 다녔거든, 그런데 목포 임성에서 보성까지 철도(鐵

道)가 놓이면서 산(山) 일부가 부지(敷地)로 들어가 버린 거야!

그래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나무를 전부 다 베어버리고 길을 잘라버린 후 출입금

지 안내판을 붙여 놓았더라고.” “그러면

그 산은 통행하기 힘들겠네요?” “그렇지! 그리고 공사를 하니까 위험하기도 하고

해서 이쪽으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우리 집 사람은 한 번도 여기는 와 본적이 없어!” “정말이세요?” “그런데 다음

주에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강원도 오대산(五臺山)을 다녀오기로 했거든! 그래서 집사람에게‘우선 강원도 먼

저 다녀온 다음 이 산으로 함께 다니자!’고 했는데

엊그제 갑자기‘여기를 따라오고 싶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여기 아래 쉼터

까지는 잘 따라왔거든, 그리고‘여기서 조금 쉬었다 가자!’고

해서 잠시 벤치에 앉아 쉬었는데 다시 정상으로 오르려고 자리에서 일어선 순간 갑

자기 무릎에서‘뚝!’소리가 나더라는 거야!”

“그러면 인대가 파열되었을까요?” “그런데 몇 년 전 조카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도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무릎에서‘뚝!’소리가 나서

그때도 며칠을 병원에 다니면서 고생을 많이 했어! 그런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

니어서 조심한다고는 하는데도

자꾸 이런 일이 생기니 걱정일세!” “그러면 형수님은 병원에 가보셨어요?”

“물론 가 봤지.” “거기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한마디로 요약하면‘조심하라!’그 말이야! 그래도 아직은 젊기 때문에 그럴 때

는 아닌데 자꾸 그런 일이 있으면

지팡이를 짚고 다닐 수 있으니 항시 조심하라고 하는데 집사람은 조금 좋아질 만하

면 다시 문제가 생기니 그것이 걱정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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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엇일까요?  한우의 코에 사용하는 코뚜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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