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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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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06-05 14:52 조회2,1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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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암

 

길을 가고 있는데 어이 동생 으디 갔다 온가?”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先輩)께서 나를 보고 활짝 웃고 있다.

형님! 어디 다녀오세그 순간우리 집 사람 수술 받고 와 부렇네!”하기에

무슨 수술 받으셨는데요?”

 

와따~! 거시기 콩팥에 암() 말이여!”하며 조금 답답하다는 표정이다. “!

형수님께서 신장암(腎臟癌)

수술(手術) 받으러 가신다고 하셨지요?” “그랬제~! 그란디 동생이 염려해준 덕

분에 무사히 잘 마치고 왔네!” “잘하셨네요.

 

그런데 입원해서 퇴원까지 며칠이나 걸리던가요?” “한 일주일 걸렸제! 옛날에는

병원에 한 번 입원만 하문 몇날 며칠을 데꼬 있는디,

요새는 오래 안 놔두고 치료 끝나문 바로 내 보내 분다 그라데!” “그러면 서울

병원에 가실 때 버스 타고 가셨어요?”

 

여그서 광주 송정리역까지 둘째 아들 차로 가서 거그서 KTX 타고 서울 용산역에

내린께, 우리 큰아들하고 며느리하고 나왔드란 마시!

그래갖고 아들 차로 병원에 가서 입원했는디 첨에는 2인실로 갔드란 마시!” “

러면 요금이 상당히 많이 나왔을 텐데요.”

 

하루에 35만원씩이라 그라데!” “그렇게 비싸요?” “그란디 거그서 한 이틀 있

6인실로 갔어! 첨에는 6인실 비어있는 데가 읍다

그란디 으짜꺼인가? 그래도 특실로 안 보내 분 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해야제!”

특실은 얼마라고 하던가요?”

 

하루에 70만원이라든가? 90만원이라든가? 하여튼 그 정도 한다 글드만. 그란디

우리 집 사람이 입원하자마자 옆 침대에 있든

사람이 수술 받을 라고 가드만 배를 째서 본께암이 너무 많이 전이(轉移) 되야서

도저히 수술을 못 하겠다!’그냥 덮었다!’

 

울어 쌓드란께!” “그러면 형수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뭐라 그라꺼인가?

그래도 눈물 많은 사람이 그것을 보고남일 같지 않다!’

훌쩍거려 싼디 뭐라고 나무래도 못 하것고, 참말로 맘이 안 좋드만! 그라고 6인실

에서는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라고

 

그란디 을마나 짤라 냈는고,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절반쯤 꾸부리고 댕기드

라고, 나중에 좋아진다고는 하제만 참말로 짠하게 보이데!”

그러면 여기서 올라가실 때 혹시 형수님께서 울지 않던가요?” “으째 안 우꺼인

? ‘내가 넘들 한테 욕도 안 해보고,

 

나쁜 짓거리 해 본적도 읍고, 불우 이웃돕기도 넘들 보다 더 많이 했는디, 왜 나한

테 암 같은 병이 생겼냐?’고 밤이문 잘 때마다

혼자서 훌쩍거렸든 갑드만, 그란디 혼자 운다고 나는 모르꺼인가? 그냥 아뭇 소리

도 안하고 잠자는 척 했제만 마음은 참말로 안 좋드란 마시!”

 

오죽하셨겠어요. 그런데 수술은 몇 시간이나 걸리던가요?” “지금은 의사(醫師)

가 직접 하는 수술이 있고

또 로봇으로 할 수도 있는데 그것으로 하면 더 안전하고 회복도 훨씬 빠르다고 글

드만 그래서 로봇으로 했는디 시간은 똑 같이 걸린다 글데!

 

한 서너시간 걸렸는가?” “아무리 기계가 수술을 한다고 해도 개복(開腹)수술과

똑 같이 마취 시키고 했을 것 아닙니까?”

그랬것제!” “그리고 수술을 받고 나면 마취가 풀리면서 정말 힘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형수님께서 수술 받고 나오는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던가요?” “수술실에서 막 나왔을 때는 꼭 죽은 사람처럼 얼굴이

창백해갖고 꼼짝 안하고 누워있는디

진짜 불쌍하단 생각이들드란 마시 그래서인자부터 참말로 잘해줘야 되것다!’

런 생각이 들드라고.”

 

그러면 형수님께서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나는 식구들 한테 잘 해 준것도

읍는디 식구들이 나를 살렸구나! 앞으로는 내가 더 잘해야 되것다!’는 것을 느꼈

다고 그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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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선생님을 따라 오세요~ 하나 둘!"  "셋~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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