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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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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05-25 17:16 조회2,1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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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걱정

 

아침에 일어나 창문(窓門)을 열자 집 뒤쪽 숲속에서 ! ! ! !, 꾸욱!

!”새들의 합창소리가 요란하였다.

지난겨울 한참 눈보라가 몰아칠 때는 쉬유~!’휘파람 소리만 요란하던 숲속에

서 언제 찾아왔는지도 모를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걸 보니 오늘은 왠지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는 예감

이다. 우체국(郵遞局) 창구(窓口)에서

수도요금을 납부하려고 순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 살며시 등을

두드리는 것 같아 뒤 돌아보았더니

 

잘 아는 후배(後輩)가 빙그레 웃고 서 있었다.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고?” “저야 항시 잘 있지요.

그런데 선배님은 정년(停年)하고 무엇하고 지내세요? 얼굴을 봐서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하나도 안 변하신 것 같은데요.”

 

왜 안 변했겠는가? 나이가 벌써 몇인데! 그런데 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집에 조

그만 텃밭이 있거든 그걸 관리하고,

심심하지 않도록 산에도 다니고,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또 글도 쓰면서

지내고 있어.” “그러면 누가 혹시 오라고는 않던가요?”

 

사무실(事務室) 같은 데서는 오라는 곳이 없고 후배가 운영하는 주유소가 있는데

시간도 보내고 돈도 벌게 오라고는 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약 40년 동안을 직장에서 일만 하다 이제 조금 쉬려는데 또다시

많던 적던 돈을 번다고 주유소로 출근한다는 것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더라고, 그래서 나가지 않기로 했네! 그런데 그건 왜 묻는

? 그러고 보니 자네도 정년퇴직할 때가 된 것인가?”

제가 금년 12월인데 7월부터 공로연수(功勞硏修)에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막상 집으로 들어가면 할 일이 없어지니

 

걱정이더라고요.” “그러면 퇴직 후 일에 대하여 누구하고 상의는 해 봤는가?”

제 친구들하고 몇 번 이야기를 해 봤는데

그 친구 이야기는너는 운전을 잘 하니까 화물차(貨物車)를 한 대 구입하여 운행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일감은 충분히 있다고 하던가?” “충분히 있다기 보다 우선 차를 구입하

면 소개는 해 주겠다고 하는데 그걸 한없이

친구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물론 그렇겠지. 그러나 모든 일이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니 우선 그렇게 하다가

 

조금씩 사람을 알아가고 그래서 단골손님이 생기고 그러지 않을까?” “그런데 화

물차는 그것도 하나의 사업인데 지금까지

직장에서만 지내온 내가 잘 감당할 수 있을지 어떨지 그것도 걱정이더라고요.”

그럼 다른 계획은 있는가?”

 

특별한 계획은 없고 제 생각에는 어디 사무실 같은데서 불러준다면 봉급이야 많

던 적던 기분 좋게 출근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건 내 생각이니 오해는 말게! 만약에 자네가 사업주라면 봉급을 조금

주고 나이 많은 사람을 채용하겠는가?

 

아니면 봉급을 조금 더 주더라도 새파란 젊은 사람을 채용하겠는가? 내 생각 같으

면 회사의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봉급을 더 주더라도

젊은 사람을 채용하지 나이 많은 사람은 채용하지 않을 것 같거든.” “형님 말씀

을 들어보니 정말 그러네요.”

 

내 친구 한 사람이 정년퇴직을 하고 처음에는 집에서 지내다 나중에 기원(棋院)

을 다니기 시작하더라고 그런데 바둑을 두면 그냥 둘 것인가?

내기 바둑을 두다보니 돈이 많이 들어가거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택시운전이야!

그런데 처음에는용돈만 벌어 쓰지!’하고

 

시작했는데 요즘은 아주 잘 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러니 자네도 그걸 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택시요?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인데요. 제 적성에도 맞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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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꺽어 가세요. 무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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