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의 즐거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10-19 14:01 조회209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낚시터의 즐거움
‘가는 세월은 잡을 수 없다!’는 말이 틀림없다! 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엊그제 8월이 시작된 것 같았는데
어느새 중순으로 들어서더니 하순을 향하여 쏜살같이 달려가는데, 숲속의 매미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이른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쉬지 않고 교대로 계속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오늘은 선배들과 산행을 하기로 한 날이어서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모여
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우리 일행을 태운 차가 보성강 다리를 건너는데 엊그제 내린 비로 강물이 많이 불었는지 큰소리를 내며
힘차게 흘러가는데 멀리서 낚시하는 사람이 보이자 선배께서 “아니 이라고 물이 많이 불었어도 낚시하는 사람이 있네!
저 사람은 강물 흐르는 소리가 상당히 시끄러울 텐데 귀(耳)가 괜찬하까?” 하자 앞의 선배께서 “이 사람아! 저런 소리가 시끄러우면
낚시를 우추고 한단가? 그라고 정 시끄럽고 그라문 귀마개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건 그렇고 자네 요즘 낚시해서
고기 좀 많이 잡었는가?” “으째 그란지 요새는 고기가 통 안 잡히데! 그라고 우리 후배 한 사람이 어느날 나를 찾아와서
‘성님! 낚시 댕길라문 저하고 같이 댕기시게요.’ 해서 ‘그렇지 않아도 혼자 다니기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그러세!’ 하고 같이
댕기고 있는디 그 사람 성질이 참! 못 돼야 묵었더라고!” “어떤 점이 못돼 먹었는데요?” “이 사람이 낚시하려고 한 번
자리를 펴면 그래도 두세 시간 정도는 진드근하니 지달렸다가 고기가 안 물고 그라문 자리를 앵기든지 해야 쓰꺼인디 안 그라고
째깐 앙거있다가 ‘안된다!’ 싶으문 바로 ‘성님! 여그는 괴기가 안될란갑소! 자리를 앵깁시다.’ 글드라고 그란디 말이 쉽제
자리 한 번 앵기기가 그리 쉬운 일인가?” “자리를 옮기려면 펼쳐놓은 낚싯대부터 모두 걷어 들여야지 또 받침대에 의자 같은 것을
전부 짊어져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그래서 낚시꾼들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좀처럼 옮기려고 하지 않은데
그 사람은 조금 별난 사람 같네요.” “그런데 문제는 자기가 고기를 잘 잡으문 절대 옮길라고 안한디 남들이 잘되고 그라문
우추고 하든간에 ‘자리를 앵기자!’ 그래갖고 옆에 사람까지 고기를 못 잡게 만들어 부러!” “그러면 가까이할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그래서 요즘은 멀리하려고 핑계 대느라 산으로 다니고 있는디 며칠 전에 그 사람이 무슨 맘을 묶었는지 ‘낚시해서 메기를 잡았다!’며
집으로 몇 마리 갖고 왔데!”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나 묵으라고 귀한 메기를 잡어 갖고 왔는디 우추고
그냥 돌려 보내꺼인가? 일단 받었제!” “그러면 요리는 누가 하셨어요?” “자네 형수가 해야제 우추고 내가 하것는가? 그라고
요새 감자가 많이 나온께 그것 잔 같이 넣고 지져논께 아조 맛있드만.” “그러면 메기를 받은 후 마음은 풀어지셨어요?”
“그란디 남자가 지조가 있어야제 그것 몇 마리 받었다고 금방 풀어져 불문 된단가? 그랑께 당분간 산에 댕김시로
그 사람이 미안하다고 할 때까지 같이 안 댕겨 부러야제! 안 그란가 잉?” 하시더니 옆의 선배에게 “어야! 김 관장!
나 자네한데 뭣을 잔 물어봐야 쓰것는디 괜찬하것는가?” “무엇이 궁금하신데?” “요즘은 낚시를 하면 이상하게 고기들이
안 물더라고! 그것은 으째 그란단가?” “자네도 아시다시피 요즘 날씨가 장난이 아니게 무덥지 않은가? 그런데 물속의 고기라도
무슨 입맛이 있어 낚시꾼이 던져 놓은 먹이를 덥석덥석 받아먹겠는가? 그래서 혹시 낚시하려면 이른 새벽에 나가서 하고
해가 떠오르고 날씨가 무더워지면 무조건 철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