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소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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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09-28 18:00 조회28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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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와의 만남
(쟁기질의 추억 2편입니다.)“자네 같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옛날 제가 신안 도서(島嶼) 지역에 근무할 때 어느 마을에
출장을 갔는데 밭에서 쟁기질하던 청년이 ‘소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작대기를 주워 때리려고 하니까 깜짝 놀라더니
쟁기고 뭐고 내팽개치고 멀리 도망치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소를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집안 어른께서 ‘짐승을 그라고
다루문 된다냐? 예쁜 각시 다루듯 살살 달래감서 다뤄야제! 말 잔 안 들은다고 막 때리고 그래? 에라~이 바보 같은 넘!’하고
나무라시던데 혹시 형님께서도 소를 때리셨어요?” “솔직히 말해 그때는 그냥 개 패듯 패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때릴
작대기도 없는데 어떻게 때리겠는가? 그래서 잠깐 그늘에 앉아 화가 조금 가라앉기를 기다리는데 밭 아래쪽에서
누가 ‘어이~ 동상!’하고 불러! 그래서 내려다보았더니 건넛마을에서 5일 시장으로 돌아다니며 소 장사를 하는 영감님이더라고.”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시던가요?” “그 양반 말씀이 ‘내가 가만히 본께 자네 질(훈련도)도 안 난 소하고 밭에
쟁기질하니라고 고생이 만한디 내가 존 방법을 한 가지 갈쳐주꺼인께 해 볼란가?’하시더라고.” “좋은 방법이라면
어떤 방법인데요?” “뭐 별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우리 집이 아주 쟁기질 잘하는 소가 한 마리 왔단 마시! 그란디
그 아까운 소를 그냥 팔아버리기 아까와서 하는 소린디 지금 자네 소는 질도 안나고 그랬응께 우리하고 바꾸문 좋것는디,
그란다고 맞 바꿀 수는 읍고 내가 째깐 손해보고 주꺼잉께 10만원 만 더 생각해주소!’하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래요? 그라문 어디 한 번 가봅시다! 하고 영감님 뒤를 따라갔어!” “그러면 소는 마음에 들던가요?” “가서 보니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 소는 청소년기를 벗어났다면 거기에 매여져 있는 소는 이제 중년이 가까워진 듯하여 10만 원 더 주어도
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영감님 말씀이 ‘지금 당장 이 소를 아까 자네 쟁기질했든 밭에 데꼬 가서 한 번 시험해 보소!
그라문 내 맘 아꺼이시!’하더라고.” “그래서 그렇게 하셨어요?” “아니‘지금 당장 시험을 해 보라!’는데 못 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밭에 데리고 가 쟁기질을 하는데 아까 우리 집 소는 ‘이리!’하면 저리 가고 ‘저리!’하면 이리 갔는데
이 소는 그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이 지가 알아서‘가!’한 번만 하면 그 뒤부터는 자동으로 좌로 가고 우로 가고
또 방향을 백팔십도 돌릴 데는 지가 알아서 기다리고 있다, 돌리고 나면 알아서 끌고 가니 쟁기질하기가 그렇게 편할 수가 없어.”
“그러면 요즘 말로 대박이겠네요.” “그렇지! 그래서 그날 당장 우리 집에 데려와 먹이는 가끔 한 번씩 꼴을 베어다
먹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아침과 낮 그리고 저녁에는 짚 한 다발씩 던져주고 소 구시통에 물 한 양동이 부어주고 요즘으로 치면
사료 격인 쌀겨나 보리겨를 섞어주면 ‘꿀꺽! 꿀꺽!’ 그렇게 잘 먹어!” “그러면 정말 기분이 좋으셨겠네요.”
“그런데 얼마 후 마을에서 남의 논이나 밭을 쟁기질해 주고 먹고사는 사람이 찾아와 ‘자네 집 논과 밭은 내가 책임지고
쟁기질해 줄 테니 낮에는 소를 좀 빌려 달라!’ 하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사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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