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의 유기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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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7-12-03 10:43 조회3,2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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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의 유기 견
오늘은 한 달에 한번 있는 정기 산행(山行)날이어서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모인
다음 산으로 출발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정상(頂上)을 향하여 오르는데
후배 한사람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하였다. “우리 집에 강아지가 한 마
리 있거든요. 그래서 밥그릇에 사료를 부어놓으면
지가 먹고 싶으면 먹고, 말고 싶으면 말고 하니까 항시 그릇에 먹을 것이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깨끗하게 다 먹었더라고요.”
“그러면 개가 식욕(食慾)이 좋아졌을까?”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며칠을 계속해서 밥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어
‘애가 요즘 들어 왜 이렇게 밥을 잘 먹지? 갑자기 뱃속에 거지가 들어앉았나?’생
각했는데 저의 개는 묶어서 기르는데 어느 날부터
마당에 개(犬)의 변(便)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더라고요.” “변이 흩어져 있더라
고? 그러면 자네 집 강아지가 실례를 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그러니까요. 그래서 ‘이상하다!’생각했는데 어느 날 밤‘끼~잉! 끼~잉!’이상
한 신음 소리가 들려 살금살금 밖으로 나가봤더니
글쎄 거짓말 좀 보태서 송아지만큼 큰 개(犬) 세 마리가 마당을 휘젓고 돌아다니지
뭡니까?” “자네 집은 블록으로 담을 쌓지 않았다고 했지?”
“조금 예쁘게 하려고 방부목(防腐木)에 하얀색 페인트를 칠해서 빙 둘러 놨는데
그걸 훌쩍 뛰어 넘어 들어와 집에 있는
강아지 밥을 다 뺏어먹고, 마당에다 여기저기 실례를 해놓고, 마치 저들의 집인 양
행세를 하고 있지 뭡니까?”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날 밤은 커다란 작대기를 들고‘네 이놈들 이리와!’소리를 지르니까 번개 같
이 사라져 버리더라고요.” “그럼 그 뒤로 또 찾아왔던가?”
“그런데 그날까지는 밤에만 찾아왔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 대낮에도 사람이 없으
면 어떻게 아는지 찾아와서 그릇에 담겨있는
사료부터 먹어치우고 집 주위를 온통 다 뒤지고 다녔는지 난리를 쳐 놨더라고요.”
“그랬으면 정말 골치 아팠겠는데!
그러면 그애 들이 들어올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울
타리 주위에 애들이 들어오면 도망을 못 치도록
제법 높게 망을 쳐 놨는데 그걸 훌쩍 뛰어넘어 가버리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더라고
요.” “그러면 개들이‘저 집에는 가 봐도 아무 이익이 없더라!’
하고 느끼도록 사료 같은 것도 모두 치우고 119에 신고를 해 보지 그랬던가?”
“신고를 했더니‘개들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며
또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으니 있을 때 신속히 연락을 하라!’고 하더라
고요.” “하긴 개들은 도망가고 없는데
바쁘신 분들 부르면 무엇 하겠는가? 어차피 돌아다니는 개들은 눈치가 빨라 옆에
있어도 잡기가 굉장히 힘들 텐데!”
“그래서 이번에는 강아지 집 주위에 제법 높게 망을 쳐놓고 밥그릇에 맛있는 냄새
가 나는 음식(飮食)을 부어놓고 기다렸더니 나타났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먼저 개들이 망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119
에 신고를 했더니 금방 달려왔더라고요.” “
그래서 세 마리 다 잡았는가?” “아니요! 두 마리는 119 대원들이 나타나자마자
그야말로 잽싸게 도망가 버렸는데
한 마리는 가지 않고 자꾸 우리 강아지 몸을 부비더라고요.” “왜 도망가지 않고
그렇게 있었을까?”
“아마 저의 강아지가 신랑(新郞)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몸에서 냄새가 나
니까 몸을 부비고 있다 결국 붙잡히고 말았지요.”
“그럼 119에서는 개를 데려가면서 뭐라고 하던가?” “보호소로 보내지니까 혹시
주인이 나타나면 연락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찾아갈 수 있다고요.”
구몽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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