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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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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6-09-09 09:01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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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꾼 고양이

 

3월이 시작되자 2월 말까지는 숨을 죽이며 찾아다니던 봄이 이제는 아주 드러내 놓고 ‘세상은 내 세상이다.’라는 듯 아침 일찍부터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빨리빨리 꽃을 피우라!’ 재촉했는지 시골 들녘에는 하루가 다르게 이름을 알 수 없는 조그만 꽃들이 무수히 피어나면서 봄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집사람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데 집사람이 “아까 혹시 고양이 도망가는 것 봤어?” 하고 물었다. “무슨 고양인데?” “하얀

바탕에 검정 무늬가 있는 마치 바둑이처럼 생겼는데 집에만 오면 심술을 부리는 것인지 아니면 말썽을 피우는 것인지 자꾸 해코지하는 것 같더라고.”

 

 

“어떻게 했는데?” “작년 가을에 우리가 무를 심으려고 밭에 거름 넣고 고랑까지 쳐놨었잖아? 그런데 다음날 무를 심으려고 가보니 밤사이 고양이가 와서

오줌을 쌌는지 변을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냄새 나는 흙을 마치 무덤 같은 것을 만들어 놓았더라고. 그래서 그걸 밭에 고르게 뿌린 다음 물을 뿌려

 

이삼일 동안 말려 냄새를 지운 다음 다시 고랑을 쳐서 무를 심고 나니 어찌나 화가 나는지.” “그래서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무를 심었으니

괜찮은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데 그래도 남들이 씨를 파종하면 같이 해야지 남들이 다 심고 나서 한참 있다 심으면 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더라고.” “그러면 조금 일찍 심어버리면 되지 않을까?” “만약에 배추를 일찍 심었는데 김장철이 시작되기도 전 자라버리면 김장도 일찍 해야

할까? 그래서 그건 안 되더라고, 그리고 모든 것이 때가 있는 것이고 또 애를 쓰고 밭고랑을 만들어 놓았는데 왜 심술을 부려 두 번 일을 하게 만들어.”

 

“그런데 왜 그걸 나한테 화풀이하는데? 나는 그 고양이 본 적도 없고 또 그렇게 해라! 시킨 적도 없는데 나한테 그러면 안 되지!” “아니~이 화를

내는 게 아니고 그냥 내 말 좀 들어봐! 지난여름 장맛비가 며칠 동안 계속 왔었잖아! 그런데 아래쪽 창고 문을 열었더니 나무 위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고개를 길에 빼고 나를 쳐다보는 거야!” “고양이가 쳐다봤다고? 그러면 무섭지 않았어?” “무섭기는 뭐가 무서워?”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때는

비가 계속 내리니까 불쌍한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비가 그칠 동안 여기서 살아라!’하고 놔뒀는데 며칠 뒤 또 창고를 가보니 그 고양이가 또 머리를

 

내미는데, 창고에 쌓아두었던 비료 포대를 갉았는지 어쨌는지 비료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부직포를 차곡차곡 개어 묶어 놨는데 그걸 어떻게 풀었는지

길게 늘어져 흩어져 흙이 잔뜩 묻은 것을 보니 어찌나 화가 나는지.”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어떻게 하겠어? 화가 나는데! 마침 옆에 있던

 

작대기를 들어 고양이에게‘여기서 살려면 좋게 살아야지 이게 뭐냐? 이게 뭐야?’하고 때렸더니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가더라고.” “그러면 몇 대나

때렸는데?” “몰라! 몸을 때렸으니 두 대쯤 맞았을 거야! 그런데 맞자마자 벌떡 일어나더니 들어온 구멍으로 쏜살같이 나가라더라고.” “그래서

 

못 잡았어?” “아니 길고양이가 그냥 잡히겠어? 그런데 도망가는 것을 보니 밉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또 와서 살려면 말썽부리지 말고 예쁘게 있어라!

했는데 몰라 내 말을 들었는지.” “그런데 고양이가 세게 그러니까 아프게 맞았어?” “한번은 제대로 맞은 것 같은데 두 번째는 별로 아프지 않을 거야.”

 

“그랬으면 창고에는 다시 오지 않을 거야! 야생에서 살려면 수많은 위험한 일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목숨과 연결되어 있으면 안 올 그것은 뻔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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