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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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06-20 19:41 조회3,22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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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오늘은 친구(親舊)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시간(時間)에 맞춰 식당(食堂)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서와!”하며
먼저 온 친구들이 반겨주었다. “그 동안 잘들 지내셨는가? 사업은 잘 되고 있고?”
서로의 인부를 물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데 “이제 낼 모레면 어버이날인데 자네는 무슨 계획이라도
있는가?”옆의 친구가 묻는다.
“글쎄! 무슨 특별한 계획은 없고 그날 낮에 모임이 있어 저녁에 장모님 모시고 식사하기로 했네!”
“그럼 자네 부모님은 돌아가신지
오래되었는가?” “아버지는 내가 열일곱 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돌아가신지 십 오륙년쯤 된 것 같
은데 그건 왜 묻는가?”
“아니 어버이날이 돌아오니 왜 그런지 서글픈 생각이 들어서 그러네.” “왜 서글픈 생각이 드는데?”
“자네도 알다시피
몇 달 전 우리 장모님께서 돌아가시지 않았는가? 그런데 우리 집 사람이 며칠 전부터 굉장히 우울해하더
라고.” “왜 그랬을까?”
“우리 장모님을 막내처남(妻男)이 모시고 있었지 않았는가? 그런데 돌아가시니‘그래도 오빠가 있으면
친정이라고 찾아가 보겠는데
동생뿐이니 갑자기 친정이 사라진 것 같다!’고 굉장히 허전해하는데 그걸 보는 내 마음이 괜히 우울해
지더라고.”
“물론 자식 된 입장에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굉장히 허전하고 또 우울해지기도 하겠지, 그러나 어쩌겠
는가?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고 하늘에서 때가 되면 다 모셔 가는데 누가 감히 거역할 수 있겠는가?” 이야기를 나누
고 있는데 옆의 친구가
“자네들은 낼 모레 어버이날 애기들이 온다고 그러든가?” 묻는다. “어버이날이 국경일이나 쉬는 날이
아니니 10일 일요일 날
온다고 그러던데 그런데 자네는 어떤가?” “이것들이 바쁜께 그란가 으찬가 우리 애기들한테는 아무 소
식이 없네!
옛날 우리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 때는 그래도 정성을 다해서 모신다고 했는데 요즘 애기들은 통 그런 것
이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우리 세대는 버림받은 세대라고 하지 않던가?” “버림받은 세대라니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우리들은 거의 부모님을
모시고 살지 않았는가? 나중에 정 거동이 불편하면 요양원에 모시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정성으로 부
모님을 모셨는데
우리 자식들에게는 그런 걸 바라기는 쉬운 일이 아니거든, 그래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아.” 하자 옆의
친구가 “자네들도 그런가?
나도 가끔 애기들이 서운할 때가 있드란 마시!” “어떤 점에서 서운한데?” “자네들도 알다시피 우리
딸이 둘 아닌가?
그란디 그것들은 머시 그라고 바쁜가 생전 전화도 읍서! 그래갖고 즈그 어메가 반찬 맨들문 나하고 짊어
지고 찾아가야 얼굴 한 번 보고 와!
그라고 아들놈도 쩌그 광양서 살고 있는디 엊그저께 내가 전화하면서‘아야! 낼 모레 어린이날 시간있
냐?’그랑께‘그날 근무라서 읍어요!’
글드라고 ‘그라문 9일 토요일 날이나 애기들 데꼬 집이 잔 왔다가문 으차것냐? 오랜만에 식구들 모여
갖고 밥이나
한 번 묵자!’했드니 ‘9일 날은 안 되야요!’글드라고 그래서 ‘그날 무슨 일이라도 있냐?’했드니
‘그날 처갓집이서
밥 묵기로 햇어요!’한디 그 소리를 듣고 난께‘이놈이 벌써부터 즈그 각시한테 매여 산다냐? 으짠다
냐?’별스런 생각이 다 들드니
나중에는‘니가 진짜 내 아들이냐?’그런 마음이 생기면서 기가 막히더라고.” “우리는 자식을 키우면
서 정성을 다해 키웠지만
옛말에 ‘한 부모는 열 자식을 거느려도 열 자식은 한 부모를 못 거느린다.’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시
대가 그런데 어떻게 하겠는가?
그러니 모든 것을 힘들게 생각하지 말고 가는 날까지 편하게 생각하고 살도록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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