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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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0-06-06 17:24 조회3,08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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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꺾는 법
관주산 정상에 올라서자 먼저 오신 선배께서 기구(器具)를 이용하여‘하나! 둘! 셋! 넷!’운동(運動)을
하면서“동생 인자 오신가?
오늘은 내가 째깐 빨리 와부렇는 갑네!”하며 반기신다. “잘하셨네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무덥네요.”
“그란가? 그라문 거그 의자에 앙거서 째깐 쉬소! 내가 자네 몫까지 다 해주꺼잉께!” “그러면 좋기는
하겠는데
어떻게 제 할 일을 남에게 맡기겠어요? 더군다나 나이가 저 보다 어리다면 몰라도 열 살이나 더 많으신
분인데 그러면 안 되지요.”
“어야~ 동상! 그라고 외롭게 생각하지 말고 자네는 기양 의자에 앙거서 쉬란 마시!” “그러면 안돼요.
만약 우리 집 사람이
저 대신 다른 사람이 운동해줬다는 사실을 알면 저는 밥도 못 얻어먹고 쫓겨날 수도 있거든요.” “엉~
진짜로 제수(弟嫂)가 그라고 무수와?
그라문 내가 암도 모르게 살째기 허꺼잉께 여그 앙거서 쉬여! 잉!” “아이고! 미안해서 안 된다니까
요.”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오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존 일이 있는 갑네!”하며 선배 한 분이 올라왔는데 손에 고사리가
한주먹 쥐어져 있었다.
“좋은 일이라기보다 여기 형님께서 자꾸 제 할 일을 뺏어가려 해서요.” “무슨 일인데?” “저보고 가
만히 앉아 있으면
운동을 몽땅 대신해주겠다고 하네요.” “에이! 그러면 안 되지 남도 아니고 동생 것을 그라고 함부로
빼서불문 쓰것는가?”
“그런데 고사리는 어디서 꺾으셨어요?” “여그 오다가 질 옆에서 끈었제 으서 끈었것는가?” “저는
아무리 다녀도 안 보이던데
형님 눈에는 잘 보이던가요?” “이 사람아! 그래서 꼬사리 끈는 것은 면허증(免許證)이 있어야 되는 거
시여!”
“고사리 꺾는데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고요? 그건 또 금시초문인데요.” “옛날에 내가 직장(職場)에 퇴
직하고 집이 있는디
우리 집사람이 ‘집이서 심심하다 글지 말고 나하고 꼬사리나 끈으로 갑시다!’하드라고 그래갖고 무작
정 따라 나섰어!”
“그러면 얼마나 꺾으셨나요? 저도 고사리를 꺾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잘 안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괜히 옷만 가시에 긁히고
죽도록 고생만 하고 돌아왔거든요,” “첨에 갔으문 그랬것제! 그랑께 나도 으서 우추고 끈는다는 정보
가 째깐이라도 있어야 쓰꺼인디
첫날은 암껏도 모르고 나가서 양지바른 논둑길만 한 읍시 돌아댕기다 꼬사리는 구경도 못하고 기양 와
부렇서!” “고생하셨겠네요.”
“그래서 그 담날은 사람이 잘 안 댕기는 산길을 따라 감서 끈은디 그것이 으디 맘대로 보인가? 한참 걸
어가다 보문 으차다
한 개씩 있는디 날은 덥고 다리는 아프고 참말로 징하게 심이 마니 들드만.” “그래도 양지바른 농로
(農路) 길 걷는 것 보다
힘은 덜 들었겠는데요.” “물론 그랬제! 그라고 한 며칠을 산길을 따라 계속 댕겼는디 어느 날 자네 형
수(兄嫂)랑
길 옆 넓은 바위 위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면서 숲속을 내려다본께 거그서 통통한 꼬사리가 한 개씩
보이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자네 형수 보고 ‘여가 째깐 있어봐 잉!’하고 숲속으로 들어가본께 진
짜 꼬사리는 그 속에 다 있었는디
그것을 몰르고 온 천지를 길로만 싸대고 댕겼는디 지금 생각해도 내가 솔찬이 멍충한갑서!” “그러면
그날 얼마나 꺾으셨어요?”
“거짓말 째깐 보태서 가마니로 한개쯤 끈었으꺼이시 하여튼 그날 을마나 오지든지!” “그러면 그 장소
를
저에게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옛말에‘꼬사리 끈는 장소는 아들한테도 안 갈쳐준다!’는 말이
있어!
그란디 내가 자네한테만 특별히 갈쳐주께 그란디 갈쳐주문 자네가 거그를 찾아갈 수 있으까?”
저의 마을 경로당 담장에 예쁘게 피어난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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