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건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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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03-20 14:55 조회3,3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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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건망증
“내일은 태풍 급의 강한 바람과 함께 곳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리는 지역이 있겠으니 주민 여러분께서는 피해가 없도록 미
리 대비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하였는지 어제 깊은 밤부터 불어대기
시작한 강풍은 날이 새도록 사나운 괴성을 지르며 여기저기 많은 눈을 뿌려대더니 아침이 되면서 조금 잔잔해진 느낌이지
만
눈 위를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지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선배 두 분과 산 중턱쯤 내려
왔을 때
선배 한분께서“어! 내 휴대폰이 어디 갔지?”하며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하였다. “휴대폰이 사라졌나요?” “그러니까!
아까 내가 우리 딸에게 온 전화를 받고 호주머니에 잘 넣어둔 것 같은데 이상하다?” “혹시 아까 전화 받고 전화기를
운동기구 옆에 두고 온 것은 아닐까요?” “글쎄 그랬을까? 그럼 나 얼른 다시 갔다 와야겠네!” “거기에 놓아두었다면
누가 그걸 손댈 사람은 없을 테니 천천히 다녀오세요.”하자 급하게 전화기 놓아 둔 장소로 가는 것을 보고 옆의 선배께
서
“아이고! 벌써부터 저렇게 정신이 없어서 어디다 쓸까?”하며 혀를 끌끌 차신다. “그러면 형님은 혹시 무엇을 어디다 두
고
찾은 적은 없으세요?” “어째 없겠는가? 내가 옛날 담배 피우던 시절 낚시를 갔는데 그날따라 고기가 영 안 잡히는 거
야!”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어쩌겠는가? 고기가 잡힐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런데 오후 늦게 내 낚싯대의 찌가 살며시
올라오더니
갑자기 물속으로 쏜살 같이 빨려 들어가는 거야. 그래서 그 순간‘걸었다!’하며 힘차게 챔 질을 하자 물고기가 안 나오려
고 버티는데
그 순간 하루 종일 기다린 보람이‘확!’느껴지면서 손맛까지 기가 막혔는데 물고기를 잡아내고 보니 40cm가 넘는 누런 월
척 토종붕어인데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그래서‘기분이다! 이럴 때는 담배를 한 대 피워야지!’하며
호주머니에서 꺼내 입에 물려니까 이미 그게 입에 물려있는 거야!” “그 말이 정말이세요? 아무리 그런다고 자신의 입에
물려있는지도
몰랐다면 조금 너무하신 거 아닐까요?” “그러니까 말일세! 또 한 번은 저녁에 밥을 먹고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날은 양치를 하고 약봉지를 꺼내 손에 들고 주방으로 물을 가지러 가다 마침 TV에서 재미있는 프로를 방송하더라고 그래
서 잠시 그것을 봤는데 나중에 보니 약은 먹지 않고 손에 그대로 쥐어져 있는 거야.” “그러면 정말 황당하셨겠네요.”
“그런데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고 우리 친구는 궁도장에서 활을 쏘려고 분명히 집에서 잘 챙겨왔다는데 각지(角指 활을
쏠 때
시위를 잡아당기기 위하여 엄지손가락 아랫마디에 끼우는 뿔로 만든 물건)가 어디로 사라지고 없는 거야!” “그럼 어떻게
했을까요?”
“그래서 여기저기 다 찾아보다 결국 찾지 못하고 급하게 상인(商人)에게‘각지하나 주세요!’하자 상인이‘선생님 손가락
에 지금 끼고 계신 것은 무엇입니까?’해서 엄지손가락을 보았더니 이미 끼워져 있더라는 거야.”
“옛말에‘업은 애기 3년 찾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째 그분만 그랬겠어요? 저도 산에서 운동을 하다보
면
가끔 자동차 열쇠나 스틱, 심지어 마스크까지도 놔두고 간 것을 본적이 있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했는가?”
“그냥 원래 있던 자리에 놔두면 잘 찾아가더라고요.” “그런데 혹시 내가 벌써 치매증상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겠지?”
“지난번 보건소에서 치매관련 이야기를 들었는데
‘물건을 어디다 두고 나중에 생각이 나면 건망증이고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면 치매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형님께서는
그 정도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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