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의 낭자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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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6-08-08 13:32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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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낭자머리
“잠시 밖에 다녀오겠다,”며 나갔던 집사람이 비닐봉지에 무엇인가 싸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그게 무언가?”물었더니“우리 엄마가
요즘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하나 샀는데 보여드렸더니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시네!” “무엇이 맘에 들지 않는데?” “옷 색깔도 그렇고
또 소매도 여기 팔까지 내려와야 하는데 너무 짧아 맘에 안 든다고 하시는데.” “그 옷은 요즘 한창 유행하는 옷인데 왜 싫어하시지? 그리고
소매길이도 우리가 보기에 상당히 긴 편인데 이걸 짧다고 하시면 얼마나 길어야 하는데?” “그래서 엄마한테‘이 옷이 요즘 한창 유행하는
옷인데 왜 싫어하냐?’고 물었더니‘소매가 짝은 옷을 입고 있으문 사람들이 전부 나만 쳐다보는 것 같응께 못 입것드란 마다, 그랑께 나는
안 입을랑께 너나 입어라!’하는데 어떻게 하지?” “그러면 장모님을 직접 모시고 가서 옷을 골라드리면 되지 않겠어?” “정말 그래야
할까 봐! 그런데 왜 우리 엄마는 꼭 옛날 식 만 고집하실까? 머리도 그래! 옛날부터 그렇게‘쪽진 머리 낭자(娘子)는 귀찮으니까 이제 그만
잘라버리고 편히 사시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아서 지난번에 목욕탕에 다녀오면서 미장원에 잠깐만 들렸다 가자고 해도 절대로 싫다고
하시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신 건 아닐까?” “미장원 친구에게 ‘우리 엄마 모시고 오면 의자에 앉자마자 바로 머리를 자르라!’
고 신신당부를 해 놨는데 절대 안가겠다 그러니 무슨 방법이 없을까?” “장모님 나이가 이제 90살이 넘으셨는데 딸이‘이래라! 저래라!’
시킨다고 말을 들으실 것 같아? 그리고 장모님께서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겠어? 그러니 편하실 대로 하고 계시다 돌아가시라고 간섭할
생각은 말어! 알았지?”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 얼굴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도 옛날 어른들처럼
쪽진 머리의 낭자(娘子)를 하고 계셨는데 너무 길다 보니 한 번씩 감으려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어서 감기 전 커다란 가마솥에 물을 데운
다음, 집사람이 바가지에 물을 떠 머리에 부어주면 손으로 골고루 문지르면서 씻었는데 그 일이 보통이 아니게 보여 “이제 그만 머리를
자르는 것이 어떻겠어요?”물으면 “절대 안 된다!” 며 완강하게 거절하셨는데 어느 날 막내 여동생 집을 다녀오셨는데 거짓말처럼 머리를
자르고 오신 것이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렇게 자르자 해도 펄쩍 뛰시더니 어떻게 머리를 자르셨어요?” “금메! 막내 그것이
무담시 미장원에 잔 갔다 오자고 글드란 마다 그래서 따라 갔는디 미장원 주인이 ‘할머니 여기 의자에 잠시 앉으시겠어요? 머리숱이 너무
많은 것 같으니 솎아드릴게요.’해서 의자에 앙것는디, 금메 나 한태 물어보도 안하고 가시게로 머리를 사정읍시 짤라 불드란 마다! 하다
어이가 읍어서 말도 못하고 앙것응께 그래도 양심은 있든가 ‘할머니 미안해요. 미리 머리를 자르겠다고 말씀 드리면 싫다고 하실 것 같아
그냥 잘라버렸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여름에도 시원하고 머리 감기도 아주 편하실 거예요.’글드란 마다.” “그러면 자르고 나니 어떠세요?”
“잘라분께 영 씨연하고 좋기는 하다!”하며 빙긋이 웃는 얼굴 한편에는 잘라버린 머리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듯 보였는데, 장모님께서는
아직까지도 쪽진 머리의 낭자를 고집하고 계신 것이다. 이제 장모님께서 얼마나 살다 돌아가실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께서 고집하신 낭자 머리를 하고 늘 건강하게 계실 것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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