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법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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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08-07 17:19 조회3,5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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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는 법에 대한 연구
관주산 숲길을 빠르게 걷는데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조금 무더워 등에 땀이 흐
르는데 바람이 불어오니
정말 시원하고 좋구나. 엊그제까지도 이렇게 바람이 불면 춥다! 고 느꼈는데 그새 날씨가 여름 날씨로 변했으니
세월이 정말 빠르게 달려가고 있구나!’
괜스런 생각을 해 본다.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 건너편 식탁에서 식사하는 학교 동창을 만났다.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는가?”묻자
“나는 항상 잘 있는데 자네는 어떤가? 직장에서는 퇴직을 했을 것 같고.” “퇴직한지 벌써 6년이 넘었어! 그런
데 자네는 지금 어디서 살고 있는가?”
“나도 직장에서 퇴직하고 시골로 내려왔어.” “그랬어? 그러면 내려 온지 얼마나 되었는데?” “재재작년에 왔
으니 벌써 3년째 되었네.”
“그러면 시골에서는 무엇하고 있는데?” “부모님께서 짓던 논밭이 있어서 논에는 식량(食糧)할 정도로만 농사
조금 짓고 밭에는 특용작물을 심었는데
아직 수확할 시기가 되지 않아 그게 얼마나 수익이 날지는 잘 모르겠거든.” “그러면 건강은 어떠신가?” “나
는 혈압만 조금 높을 뿐
그런대로 좋은 편이야. 그런데 누구에게 들으니 자네는 암 수술을 받았다고 하던데 지금은 어떤가?” “그때 신
장암 수술을 받았는데
벌써 5년이 넘어 완치 판정을 받았거든. 그래서 이제는 괜찮은 것 같아!” “그랬다면 정말 다행일세!” “그런
데 자네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
막걸리라도 한 잔해야 하지 않겠는가?”하자 “막걸리?”하며 갑자기 친구의 눈이 커지더니 “아이고! 나는 술이
체질에 맞지 않아 마실 수가 없어!”
하며 빙긋이 웃는다. “왜? 체질에 맞지 않는데?” “그게 직장생활을 하려면 그래도 술 한 잔씩은 마실 줄은 알
아야 직장 동료들과 친해지고 그럴 텐데
막걸리 한잔만 마셔도 술에 취해‘해롱해롱’거리니 누가 나하고 친해지려고 하겠는가?” “그랬다면 상당히 애
로사항이 많았겠는데!”
“그러니까 말일세! 그게 나는 술을 마시지 않으니 남들 술 마시는데 합석해서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 것도 힘
이 들고 또 고역인데다
눈치 없이 안주나 다 주워 먹는 것 같아 안 되겠더라고! 그래서 오죽하면 직장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술 마
시는 법을 연구했겠는가?”
“그러면 연구한 결론은 무엇인데?” “술을 매일 조금씩 마시면서 점차 마시는 양을 늘려가는 가는 것인데 그게
처음에는 잘 되어가는 것 같더라고.”
“그런데 중간에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그게 직원들이 내 사정을 잘 알고 그러니까 술을 권해도 조금 권하다
말았거든.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내가 술에 관한 연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권하는 양이 많아지는 가 싶더라고. 그러던
어느 날 직장에서 무슨 회식이 있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술잔이 나에게만 돌아오는 느낌이더라고.” “그래서 많이 마셨는가?” “그날 맥주 두 잔 마시
고 소주 한잔을 마신 것 같은데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필름이 끊겨 버린 거야.” “아니 술 마시는 법을 연구했다는 사람이 맥주 두 잔에 소
주 한 잔 마시고 필름이 끊겼다면
누가 믿기나 하겠는가? 그러면 다음날 출근은 했던가?” “출근이야 했지! 그런데 문제는 출근해서 거의 한나절
을 당직실에 누워있으면서
계속 화장실에서 토(吐)를 하고 있으니 직원들이 얼마나 불쌍하게 보았는지 약국에서 약을 사다주더라고.” “그
럼 그 약을 먹고 괜찮아지던가?”
“한번 뒤집어진 속이 약 조금 먹었다고 괜찮아지겠는가? 오전 내내 시달리다 오후가 되면서 조금 가라앉기 시작
하더라고.”
“그래서 어떤 결론을 내렸는가?” “한번 마실 수 없는 술은 계속 마시지 말자는 결론을 내렸어!”
전남 보성 득량면 오봉산 용추봉에서 바라 본 도촌저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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